중국 당국이 미국 내 사업 철수 위기에 처한 자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머스크와 틱톡 경영권을 공동으로 보유해 미 중 화해용 카드로 사용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할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내 틱톡 사업권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베이징 정가는 틱톡 소유권이 중국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에 남아 있기를 원하며 미국 내 사업권을 머스크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잠재적 선택지로 놓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이징에 본사를 둔 비상장사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서 틱톡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것으로 보고 지난해 4월 미 의회를 통과한 ‘틱톡 금지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오는 19일 발효된다. 바이트댄스는 그전까지 미국 안에서 틱톡 사업권을 팔지 못하면 강제로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다.
중국 당국이 틱톡 인수자로 검토하는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데다 중국에서 테슬라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등 중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기도 하다. 중국은 고율 관세를 예고한 트럼프와의 협상에서 틱톡 매각을 화해용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 계획으로는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를 틱톡의 지배 기업으로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1억7000만명이 넘는 미국 내 틱톡 이용자는 엑스에도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틱톡의 미국 사업부 가치는 400억~500억 달러(약 58조~73조원)로 추산된다.
다만 소식통들은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이고 당국자 간 합의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틱톡 인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틱톡 대변인은 블룸버그 보도에 대해 “완전한 허구에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