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 ‘투톱’ HS효성첨단소재(HS효성)와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HS효성에 이어 세계 2위인 코오롱은 베트남 공장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HS효성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는 등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 주행성,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무 안쪽에 투입하는 섬유 재질 보강재다. 자동차 타이어 재료비 중 천연고무(27%), 합성고무(26%)와 맞먹는 비중(24%)을 차지한다.
코오롱은 14일 약 3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공장에 타이어코드 열처리 설비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열처리는 타이어코드의 생산량과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공정이다. 이번 투자로 코오롱 베트남 공장의 타이어코드 생산능력은 연 3만6000t에서 5만7000t으로 늘어난다. 이 설비는 2027년 1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통상 타이어코드 생산설비 투자에는 약 2000억원이 들어가는데 코오롱은 중국에 있는 유휴설비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투자비를 300억원으로 크게 낮췄다. 지난 2023년 중국 남경 지방정부의 토지 개발 계획에 따라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 난징 공장 설비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세계 최대 타이어 생산거점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에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S효성 역시 지난 2022년 베트남 광남공장 타이어코드 생산설비 증설을 결정했고 현재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오는 4월까지 총 1억4000만 달러(약 2046억원)를 투입한다. 전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 1위는 HS효성이다. HS효성이 약 50%, 코오롱이 11%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타이어코드 시장은 중국 인도 등 신흥 자동차 시장의 성장, 전기차 비중 확대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리서치네스터는 전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 규모가 2023년 85억8000만 달러에서 오는 2036년 214억5000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HS효성과 코오롱은 미래 유망 시장을 두고 국내외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오롱이 HS효성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다. HS효성 측은 “코오롱 주장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서는 HS효성이 지난 2022년 코오롱에 제기한 특허 무효 심판이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이 2015년 등록한 ‘하이브리드 섬유 코드 및 그 제조 방법’ 특허가 새로운 기술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는 게 HS효성의 주장이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