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안 된 점술 이용 돈벌이… 네카오, 눈총 받는다

입력 2025-01-15 02:01 수정 2025-01-15 02:01

새해를 맞이해 불안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온라인 점술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이런 분위기를 틈타 경쟁적으로 점술 서비스 제공자를 플랫폼 내로 유입하는 등 관련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점술 분야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 없어 전문성을 증명하기 어렵고, 서비스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모호해 사용자가 부적절한 서비스에 대응하기가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이 검증되지 않은 점술을 상품화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네이버 엑스퍼트 내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총 5만8823개다. 엑스퍼트는 누구나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운세·법무·라이프·비즈니스·학습 등 5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 운세가 절반 가까이인 2만4280개나 된다. 나머지는 법무(22.63%) 라이프(12.9%) 비즈니스(12.3%) 학습(10.9%) 등이다.

엑스퍼트 내에서 운세 부문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상품 구매 건수와 거래액은 서비스를 본격화한 2020년에 비해 배 이상 증가했고, 전년과 비교해도 10% 이상 늘었다. 네이버는 연말연시 운세 상담에 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지난달부터 신년 운세·타로 인기 상담 기획전을 운영하는 등 관련 서비스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홍보에 나섰다.

카카오톡 모바일 앱에서도 운세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사주와 타로 풀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널과 오픈채팅방 수백 개가 뜬다. 가장 상위에 오르는 채널은 구독자가 약 11만명에 달한다. 운세 상담을 원하는 이용자가 채널을 통해 사주 풀이 등을 문의하고 카카오톡으로 답변을 받는 식이다.

네이버는 서비스 출시 직후에는 별도의 사용료를 받지 않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엑스퍼트 내 서비스 제공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수수료는 서비스 제공자가 판매한 금액의 일부를 떼어가는 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 개설은 무료로 시행하고 있지만 채널을 통한 메시지 발송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과금하고 있다. 네이버 운세 상담의 경우 건당 1만~3만원의 이용료를 책정하고 있다. 네이버는 매출액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소 수백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민 포털로 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경제적·사회적 불확실성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청년들의 심리를 악용해 돈벌이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엑스퍼트 운세 부문 이용자의 80%가 2030세대인 것을 고려하면 다른 세대에 비해 경제력이 떨어지는 젊은 세대의 불안을 이용한 상술이라는 지적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점술은 중개 플랫폼이 전문성에 대해 인증을 해줄 수가 없어서 서비스 불만족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법무·세무와 같은 공인 자격증이 필수인 분야와 함께 엮어 전문 서비스라고 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상담 후기나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별도의 자격 증명이 어려운 운세 상담 등의 경우에는 지식iN 활동 경력 등 최소한의 기준이 충족된 이들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고, 플랫폼 내의 부적절한 상품 판매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나경연 윤준식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