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사업 아니었네… 더 커지는 ‘확장현실’

입력 2025-01-16 01:01

저무는 것 같았던 확장현실(XR)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비전프로’를 출시한 데 이어 삼성전자, 소니, 메타 등이 올해 새로운 XR 기기 출시를 예고했다. XR 기기는 시들해진 메타버스 대신 게임, 영상 등 엔터테인먼트나 제품 설계 등 산업용으로 활용처가 확대될 전망이다.


15일 시장조사회사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가상현실(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애플 비전프로가 미국에 이어 아시아, 유럽 시장에 출시되며 출하량이 반짝 늘었지만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지는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XR 기기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XR은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VR 등의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자가 시각, 청각, 움직임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주변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체험을 가능케 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전통적 하드웨어 기업 등이 스마트안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 XR OS(운영체제) 도입도 스마트안경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드로이드 XR은 삼성전자, 구글, 퀄컴이 협업을 통해 공동 개발한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 XR은 기존 안드로이드, 오픈 XR, VR 및 모바일 AR 커뮤니티와 개방형 협업을 통해 확장성을 강화했다. 특히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 방식으로 새로운 정보를 탐색해 제공하고, 사용 상황이나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응답을 하는 AI 비서 역할까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프로젝트 무한’

삼성전자는 올해 안드로이드 XR을 적용한 최초의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출시를 예고했다.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에서 구체적 출시 일정 등이 일부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삼성은 2015년 ‘기어 VR’을 출시하며 VR 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을 VR 기기에 끼워 사용하는 식으로, 요즘 출시되는 XR 기기와는 달리 스마트폰 화면을 조금 더 실감 나게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다. VR 시장이 저물면서 2019년 이후로 기어는 더이상 출시되지 않고 있다.

메타는 올해 하반기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레이밴 스마트안경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를 앞둔 신제품에는 안경을 통해 화면을 볼 수 있어 스마트폰 알림이나 이미지, 영상도 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판매 중인 스마트안경은 안경테에 카메라와 스피커, 마이크가 있어 사진을 촬영하거나 음성 명령, 통화까지 가능하다. 2023년 10월 2세대 레이밴 스마트안경을 출시한 메타는 지난해 3분기 시장 점유율 59%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소니 XR 기기

소니는 올해 CES에서 공간 콘텐츠 제작용 솔루션 ‘XYN’을 공개했다. 이 솔루션을 탑재한 헤드셋도 조만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소니는 개인용 XR 기기보다는 산업 디자인 측면에서 활용될 수 있는 XR 기기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멘스와 협업해 제작한 전문가용 X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오는 23일부터 판매한다. XR 기기를 착용하면 제품 디자인이나 공간 디자인 작업이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