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블랙아이스’ 수도권 출근길 160여대 쾅쾅쾅

입력 2025-01-14 18:40 수정 2025-01-14 21:26
경기도 고양시 서울문산고속도로 문산 방향 고양분기점 인근에서 14일 반파된 차량이 서 있다. 밤새 내린 눈과 한파로 도로가 얼어붙어 형성된 블랙아이스 때문에 이곳에선 이날 차량 43대가 잇따라 추돌하며 도로가 마비됐다. 연합뉴스

밤새 내린 눈과 한파로 도로가 얼어붙어 형성된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로 14일 오전 수도권 전역에서 대규모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출근 시간대 160여대의 차량이 추돌하면서 도로 곳곳이 통제돼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경기도 고양에서는 105대의 차량이 추돌하며 피해가 집중됐다. 오전 5시부터 7시 사이 고양시 자유로와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 총 105대의 차량이 블랙아이스로 인해 대형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오전 5시15분쯤 트럭, 버스, 승용차 등 차량 44대가 결빙된 도로 위에서 미끄러지며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6중 추돌 4건, 3중 추돌 1건, 2중 추돌 6건, 단독 사고 5건으로 운전자 다수가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으며, 16t 화물차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어 오전 5시50분에는 고양 덕양구 서울문산고속도로 고양분기점 인근에서 차량 43대가 잇따라 추돌하며 도로가 마비됐다. 사고 수습을 위해 일부 도로가 통제됐고, 고양휴게소 후방 약 3㎞ 구간까지 정체가 이어지는 등 출근길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뒤이어 오전 6시40분에는 서울문산고속도로 흥도IC 인근에서 차량 18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명이 중상, 14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도내 다른 지역에서도 사고들이 잇따랐다. 특히 이날 오전 7시49분쯤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 도로에서 50대 남성이 몰던 5t 트럭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졌다. 오전 6시35분쯤 안산시 상록구의 편도 2차로 도로에서 차량 7대가 연쇄 추돌하며 운전자 중 1명이 다쳤다. 화성시 오산동의 편도 3차로 도로에서는 차량들이 결빙 구간에 미끄러지며 10중 추돌 사고로 이어졌다.

서울에서도 오전 6시7분쯤 노원구 마들로 월계2지하차도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해 총 18대의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8시쯤에는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대로에서 1t 트럭이 차량 2대를 들이받고 인근 건물 벽면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작구 숭의여고 인근에서는 4중 추돌, 은평구 진관동에서는 버스 4대 추돌 사고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기상청은 이날 낮 대부분 지역 기온이 영상으로 올랐다가 다음 날 아침 영하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돼 15일 출근길도 블랙아이스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