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추울 때도 위험… 새벽 4~6시 교통사고 최다

입력 2025-01-15 02:40 수정 2025-01-15 02:40
경기 고양시 자유로·서울문산고속도로 다중 추돌.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수도권에서 14일 발생한 대규모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는 도로 위에 얇은 막처럼 형성되는 얼음으로, 매연과 먼지가 함께 섞여 있어 투명하지 않고 검다. 이로 인해 문제는 운전자 눈에는 잘 띄지 않아 대처가 매우 어렵다. 이처럼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도로 위 암살자’라고도 불린다.

블랙아이스는 비나 눈이 내리거나 기존에 내려 쌓인 눈이 녹으면서 아스팔트 틈 사이로 스며든 물이 지표면 온도가 영하로 떨어졌을 때 얼면서 형성된다. 안개가 도로 면에 달라붙어 얼어도 블랙아이스가 된다. 또 액체인 비가 차가운 지면이나 물체에 닿아 급속히 얼면서 살얼음을 만드는 현상인 ‘어는 비’도 블랙아이스를 만든다.

더 큰 문제는 블랙아이스가 한파 때뿐 아니라 ‘적당히 추울 때’도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동트기 전인 오전 4~6시 사이에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의 위험성은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도로 결빙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4609건이며 사상자는 7835명에 이른다.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2.3명으로 도로가 얼지 않았을 때 사고의 치사율(100건당 1.5명)보다 높았다.

특히 한국교통연구원이 2015~2019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사망자(170명)가 적설로 인한 사고 사망자(46명)보다 무려 3.7배 많았다. 치사율도 블랙아이스 사고(3.3%)가 적설(1.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