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생 시절 어머니가 재혼하시고 저는 오랜 시간 새아버지에게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 어머니가 또 이혼하실까 도움을 청하지 않고 참고 덮으려 했습니다. 우연히 어머니가 아시게 돼 사건이 드러나며 새아버지의 행동은 멈췄지만, 청소년기 내내 시달렸던 고통은 제 몸과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남이라면 안 보고 살면 그만인데 가족인 새아버지를 매일 마주하니 무서웠습니다.
성인이 되자 과거의 아픔과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폭발해 신체화 증상과 환시, 환청이 찾아왔습니다. 온몸이 아프고 여기저기에서 죽은 사람이 보이며 누군가 자꾸 제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아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더는 살기 어려워 직장도 관두고 조용히 죽으려 했습니다. 당시 소그룹 리더를 맡고 있었지만 공동체에 제 상황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불안정한 모습을 본 지체들이 저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보며 제 상황을 알게 됐습니다. “룻은 그를 붙좇았더라”(룻 1:14)라는 말씀처럼 죽음에 관한 묵상에서 말씀으로 돌이키고 공동체의 심방을 받으며 청년부 겨울 수련회를 참석했습니다. 그때 “생명을 해치는 낙태는 죄”라는 말씀을 들으며 눈물이 났습니다. ‘내 생명을 스스로 끊는 것도 생명을 해치는 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도회 중 앞으로 나아가 안수기도를 받을 때 하나님은 늘 저를 따라다니던 죽은 사람들이 어떠한 계단을 타고 천국으로 모두 올라가는 환상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날 큐티 본문도 귀신에 들려 무덤가에서 지내던 사람에게서 예수님이 귀신을 쫓으시는 본문이었습니다.(마 8:28~34) 보이는 것에 약한 제 수준에 맞게 하나님이 찾아와주신 것입니다.
저는 공동체의 중보기도와 사랑으로 점차 환청과 환시가 줄어들고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몸이 편해지니 부끄러운 나눔을 하기 싫어집니다. 이런 나눔을 하면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바라볼까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와 비슷한 고난 가운데 있는 그 한 사람의 구원을 위해 계속 나누며 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권슬기 우리들교회 청년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말씀을 붙좇았더니… 공동체의 중보기도와 사랑으로 회복
입력 2025-01-18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