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 3:5~6)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으나, 무엇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지는 알 길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의 종이 되어야 한다는 권면을 들었다. 일반 대학에 진학할 생각만 했던 내겐 뜻밖의 이야기였지만, 신학 공부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독문과로 진학했다.
마침내 대학을 졸업하고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려면 세례받은 후 5년이 지나야 하는데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일반 대학원에 진학하되 나중에 신학 공부를 하게 되면 그리스어, 라틴어 같은 고전어가 도움이 될 것 같아 서양고전학과를 선택했다.
그 뒤 장신대 신대원에 들어가 칼뱅을 공부할 계획으로 열심히 불어를 익혔다. 그러나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로 유학을 떠나게 되면서 영어로 칼뱅을 공부할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내가 고전어 공부를 많이 했으니 신약학을 전공해 보라고 권유했다. 그렇게 나는 신약학으로 전공을 바꾸게 됐다.
하나님은 내가 예상하지도 계획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길을 열어주셨다. 버클리대학교 고전학과의 마크 그리피스 교수님과 내 연구 분야의 대가인 데이비드 발취 교수님을 지도 교수로 만나게 하셨다. 지금은 대한성서공회 성경번역연구소 소장으로 섬기며 8년째 성경을 번역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다음세대 교회학교와 젊은이들을 위한 공인역 ‘새한글성경’의 완역에 함께하는 영광도 누렸다. 그동안 익힌 언어들이 성경 번역 사역에 큰 도움이 됐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내가 기대하거나 계획했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낙심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잠언 3장 5~6절 말씀을 붙들고 주님께 나의 길을 맡겼다. 주님께서는 신실하게 나의 길을 인도하시며 꼭 필요한 것들을 예비해 주셨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이룹니다. 곧 하나님이 미리 정해 두신 계획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요.”(롬 8:28, 새한글성경)
<약력> △서울대학교(BA, MA) △장로회신학대학원(MDiv) △프린스턴신학교 석사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