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결집 움직임에… 李 다시 ‘강공 모드’

입력 2025-01-13 18:44 수정 2025-01-13 23:5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13일 국회에서 면담하기 전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물리적 충돌로 인한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범인 잡는 데 저항할까봐 잡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국정 안정화에 무게를 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공격’ 본능을 드러내고 있다. “가짜뉴스를 뿌리 뽑겠다” “나라 불안정 주범은 바로 최상목” 등의 날 선 반응을 쏟아내며 민주당의 전투력을 추동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강성 보수층이 결집해 탄핵 정국 반전을 꾀하는 기류마저 조성되자 ‘독전대’ 역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조바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을 내놨다.

이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짜뉴스에 기생하고 가짜뉴스에 기대서 이 나라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반드시 이 사회에서 퇴치하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강성 보수층이 유튜브 채널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창구로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를 퍼나르는 게 현재의 여론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가짜뉴스 확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민주파출소’라는 간판의 제보센터까지 가동했다.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는 가짜뉴스를 고발하겠다는 취지인데, 국민의힘은 이를 ‘카톡 검열’로 규정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같은 탈진실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목격되고 있는 보편적 현상”이라며 “내란 진압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어떻게든 진실을 호도하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이 대표와 중국의 커넥션 의혹 등 이 대표 개인을 겨눈 각종 거짓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인식이다. 당 관계자는 “가짜뉴스가 대통령 탄핵이라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이들의 ‘반이재명’ 정서를 건드리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 같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 권한대행 접견을 앞두고는 “입으로는 경제, 안정 노래를 부르면서 이 대한민국을 가장 불안정하게 만드는 현재 제일 주범이 바로 최 권한대행”이라고 몰아세웠다. 난관에 부딪힌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문제 등 어수선한 현 상황의 일차적 책임이 최 권한대행에게 있다고 압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쓸데없이 (내란 특검법에) 여야가 합의를 하라는 등의 그런 월권적·위헌적 행위를 그만하라”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했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 수사 대상에 외환 혐의를 추가한 것 역시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유발 정황의 심각성을 드러내 비상계엄에 대한 여론의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당에서 죽기 살기로 진흙탕 싸움을 걸어오니 별다른 방도가 없다”며 “당 지도부도 이러한 흐름을 끊어내기 위해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판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