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300여명 사망… ‘김정은 장군님’ 외치며 자폭도”

입력 2025-01-13 18:46 수정 2025-01-13 23:55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은 13일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 러시아 파병 북한군 사상자가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북한군 교전 참여 지역이 쿠르스크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북한군 피해 규모는 사망 300여명, 부상 2700여명으로 추산된다”고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최근 입수된 북한군 전투 영상을 분석한 결과 무의미한 원거리 드론 조준 사격, 후방 화력지원 없는 돌격 전술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과 러시아군의 북한군 활용 방식이 대규모 사상자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군 전사자가 소지한 메모에선 북한 당국이 생포되기 전에 자폭·자결할 것을 강요하는 내용과 병사들이 노동당 입당 및 (범죄 경력) 사면을 기대하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특히 최근 북한 병사 1명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될 상황에 놓이자 “김정은 장군님”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 자폭을 시도하다 사살된 사례도 확인됐다고 한다.

국정원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사진) 2명과 관련해 “정찰총국 소속 전투원 2500명이 파견됐는데, 그때 동반 파병된 것으로 소속을 확인했다”며 “파병 급여에 대한 약속 없이 ‘영웅으로 대우한다’는 공지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의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파병 소식은 (북한 내에서) 암암리에 확산 중이며, 파병군 가족들은 ‘노예병’ ‘대포밥’이라는 자조와 걱정, 두려움을 토로한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파병군 가족에게 식량·생필품 등을 지급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한다.

국정원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단기간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할 시 핵 동결이나 군축 등을 목표로 한 ‘스몰딜’ 형태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제시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