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석탄 업황 악화에도 광산 투자 검토하는 LX인터

입력 2025-01-14 01:18 수정 2025-01-14 01:18

LX인터내셔널이 석탄 시장 업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신규 석탄 광산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기 이익 확대는 가능하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최근 인도네시아 내 매물로 나온 석탄 광산 지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위해 현지 실사를 준비 중이다. 신규 투자가 확정될 경우 LX인터내셔널의 4번째이자 인도네시아 내 2번째 석탄 광산 자산이 된다. LX인터내셔널은 현재 호주 엔샴 광산 지분 15%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중국 석탄 광산의 지분을 각각 60%, 30%씩 보유하고 있다.

석탄 광산은 LX인터내셔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여파로 유연탄 가격은 2022년 3분기 톤당 약 41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0% 폭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LX인터내셔널 자원 부문 영업이익률은 26%에 이르기도 했다. 이후 석탄 가격이 하락했지만 아직 신사업 수익 기여가 낮다는 점에서 석탄 자산을 통해 단기 실적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 종합상사업계에선 정부 지원에 힘입어 자원 개발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ESG 흐름이 강화하면서 손절 분위기가 강하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ESG 책임투자는 확고한 상태다. 국민연금은 최근 2030년부터 석탄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국내 기업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기업의 에너지 전환 개선 노력이 부족하면 주주권 행사 단계를 높여 기금위 의결로 투자를 제한한다. 이같은 추세 속에 동종업계의 삼성물산은 2020년 석탄 사업을 정리했다. 반면 LX인터내셔널은 아직 석탄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요 기관투자자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석탄 광산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며 “니켈을 비롯해 구리, 리튬 등 미래 유망 광물 분야로 자원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석탄 시장 하락세도 본격화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전망에 더해 전 세계적인 저탄소 에너지원 선호 추세에 따라 수요가 둔화하면서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우드맥킨지는 유연탄 소비량이 지난해 76억1700만톤에서 2028년 74억7400만톤으로 연평균 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산하 시장조사기관인 BMI 등 주요 기관들도 공급 과잉이 지속돼 유연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