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성공률 높인 카카오T… ‘콜 골라잡기’ 해소 가능할까

입력 2025-01-14 00:00 수정 2025-01-14 00:00
연합뉴스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의 연말 택시 탑승 성공률이 3년 연속 증가해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되풀이되는 승차거부 논란이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탑승 성공률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승차거부의 근본적 원인인 목적지 표시제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3년간 연중 호출이 가장 많이 몰렸던 날과 해당일의 택시 탑승 성공률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12월 17일, 16일, 21일이 1년 중 택시 호출이 가장 많았던 날이었다. 탑승 성공률은 2022년 71.3%에서 2023년 75.4%, 2024년 83.4%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택시 호출을 시도한 이용자가 실제 택시에 탑승해 운행을 완료한 비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빅데이터 분석·머신러닝 등 AI를 활용해 배차 성공률을 높였다고 밝혔다. 카카오내비를 통해 습득한 교통량 예측 알고리즘과 실시간 위치 데이터 등 교통정보를 반영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택시기사들에게 호출 손님을 데려다주는 데 얼마나 걸릴지,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를 더 정확히 알려줘 실제 배차로 유도했다는 것이다.

카카오T가 배차 성공률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승차거부 논란이 있다. 현행법상 택시 운행자는 근무교대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승객의 승차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운행 거리가 짧거나 예상 요금이 낮다는 이유로 승차를 거부하는 것은 제재 대상이다.

문제는 택시 플랫폼이 대중화되며 나타났다. 종전에는 비교적 명확하게 승차거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지만, 승객의 호출 정보가 기사의 카카오T 화면에 그대로 노출되고 이를 확인한 기사들이 특정 승객의 호출을 의도적으로 받지 않으며 사실상의 승차거부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배차 성공률이 3년째 높아졌음에도 근본적인 승차거부 폐해를 없애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택시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콜 골라잡기’를 유도하는 택시 목적지 표시제를 폐지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목적지 미표시 제도를 도입하면 기사들이 호출 앱을 끄고 배회영업을 더 중요시해 플랫폼 지배력이 약화하고 고객 편익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같은 사업 노선은 수익성과도 연관이 있다. 현재 카카오T는 무료 서비스인 일반 호출에 대해서는 목적지 자율 표시와 선택적 배차 시스템을 적용한다. 반면 유료 서비스인 카카오 블루는 목적지를 미표시하고 배차를 강제한다. 한시가 급한 승객들은 승차거부를 피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웃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가맹 택시에 대한 목적지 미표시 자동배차, 배차·탑승 소요 시간 최소화 등으로 고객 편의성을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