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독감으로 인한 폐렴 사망자가 이어지면서 화장장을 예약 못 해 사일장을 치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동량이 많은 설 연휴가 독감 유행의 고비가 될 수 있다.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예방 수칙 실천이 중요해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300개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독감 의심 환자는 최근 9주간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첫째 주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 당 99.8명으로 현재 수준의 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86.2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 예방을 위한 방역 조치로 주춤했던 호흡기 감염병 확산세가 최근 들어 가팔라진 것이다. 지난 3~4년 간 독감 감염이 줄었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중증화율이 높을 수 있는 만큼 노약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 환자 급증으로 이비인후과와 소아과는 포화상태다. 일부 지방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폐렴 사망자가 급증해 장례식장에서 대기 후 장례를 치르거나 화장장이 없어 불가피하게 사일장을 치르고 있다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이달 말에는 설 연휴가 있다. 이동량이 많고 집단 활동이 활발해져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감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 손을 씻는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게 우선이다. 독감은 통상 봄철까지 유행이 지속되므로 어린이와 임신부 등은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상급종합병원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겨울철 호흡기 질환들이 동시에 유행할 경우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및 의료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비상응급 대응 체계를 갖추는데 만반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