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세계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거품이란 평가를 받고 잊혀가는 듯 했던 메타버스가 여러 호재와 함께 재평가 받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높다.
메타버스는 삶의 양식을 사이버 세계에 옮겨놓은 상상의 공간이다. 현실을 옮겨 놓지만 초월적인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일상과 구별된다. 메타버스는 게임사들이 지향하는 종착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타버스가 처음 주목 받던 수 년 전 게임사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결과는 씁쓸했다. 과열된 가상화폐 시장에서 잘 정돈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다가 대중의 마음을 사지 못한 게 컸다.
2025년을 앞두고 분위기가 한결 달라지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에서 승인됐고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금껏 규제로 꽁꽁 묶여있던 관련 업계가 비로소 허리를 펴고 내달릴 수 있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각종 규제와 법적 분쟁도 올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에 맞춰 IT 공룡들이 더 열렬히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게임은 가상화폐 생태계에서 디파이, 실물자산토큰화(RWA) 등과 함께 핵심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재화를 토큰화한 방식은 게임사뿐 아니라 게이머들도 수요가 높다.
게임사들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한 메타버스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최근 테스트를 마친 ‘메이플스토리N’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넥슨에서 개발 중인 블록체인 기반의 이 게임은 플레이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얻는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으로 개발 초기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공식 파트너인 헬리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약 한 달간 진행한 게임 테스트에 10만5375명의 게이머가 접속했다. 가상화폐 지갑은 47만9536개가 생성됐고 누적 토큰 트랜젝션(거래)은 1764만7580회에 이른다. 게이머들은 하루 평균 4시간30분 동안 이 게임을 즐겼다.
위메이드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활발히 하다가 퇴사한 장현국 대표는 최근 게임사 액션스퀘어로 적을 옮긴 뒤 가상화폐 ‘크로스’를 발행해 다시금 ‘P2E 잰걸음’을 하고 있다. 넷마블은 자회사 마브렉스를 통해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넣은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는 건 큰 걸림돌이다. 국내 게임 유통 인허가를 맡고 있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현행법을 근거로 게임 내 경품 제공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