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사진) 대통령이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대형 산불 확산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우리 교민 피해를 막는 데도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서 페이스북 글을 게재한 것은 지난달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 때 애도 메시지를 낸 데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59분 “미국 LA 대형 산불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은 “미국은 대한민국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 우리의 손을 잡아줬던 소중한 동맹”이라며 “돌풍으로 진화에 어려움이 크고 피해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LA는 전 세계에서 우리 교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라며 정부 측에 교민 피해 방지에도 애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시작된 LA 산불은 이날까지도 불길이 잡히지 않고 이어지고 있으며, 23만여 교민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하루속히 산불이 진화되고 피해가 복구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글을 맺었다.
해당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댓글을 달고 있다는 한 지지자는 “대통령과 미국 모두 하루속히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썼다. 이 댓글에는 탄핵 반대 집회에 동참하겠다는 다른 지지자들의 댓글이 달렸다.
정치권에서는 날선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공보국은 “탄핵으로 직무 정지된 자가 여전히 대통령 행세를 하며 정부 지원을 당부하다니 황당무계하다”며 “LA 산불을 이용해 본인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었느냐”는 논평을 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들은 계엄에 따른 스트레스성 증후군을 겪고 있는데, 대통령은 심리적으로 굉장히 여유를 가지고 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