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업계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13일(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글로벌 주요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연구 동향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다수의 국내 기업도 수장들이 직접 나서 K바이오의 역량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JPMHC는 오는 1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올해로 43회를 맞는 행사엔 550여개 기업, 8000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에선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최신 연구 흐름과 사업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매년 1월에 열리는 행사라 그해 바이오 투자의 방향성을 살필 수 있는 글로벌 행사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기술이전 거래나 공동 연구·개발(R&D)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 기술 이전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행사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식을 일주일가량 앞둔 시점에 열리면서 새 정부 헬스케어 정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눈독 들이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안을 비롯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세 등에 대한 전망과 영향, 이에 따른 대응 전략 등을 엿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업들도 행사에 뛰어들어 투자 유치와 기술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년 연속 행사에 공식 초청받아 메인 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소개하고 완공된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 시설을 활용하는 등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한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과 장남인 서진석 경영사업부 대표가 함께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 성과와 비전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특히 ADC와 다중항체 기술을 접목한 13개 신약 파이프라인의 연구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CDMO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새로 취임한 제임스박 대표가 인천 송도 캠퍼스 건설 현황과 미국 시러큐스 ADC 생산시설에 대한 소개 및 전략에 대해 발표한다. SK바이오팜, 한미약품, 휴젤, 에이비엘바이오, 티움바이오, 클래시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 기업도 협업 기회를 모색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의 발표도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높은 현지 물가로 행사 기간 체재비가 크게 치솟았음에도 열기가 식지 않았는 것은 이 기간 기술 이전과 투자 유치 등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희망과 혁신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라며 “국내외 경쟁 기업 간 수 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