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업지도에 장학금 전달도… “우리 마을 다음세대 돌봐요”

입력 2025-01-14 03:08
박장혁(왼쪽) 드림교회 목사가 지난해 인천 남동구 교회에서 신생아를 낳은 부부에게 출산장려금을 전달하고 있다. 드림교회 제공

인천 남동구 늘솔길공원길을 따라 들어가면 무지개 색으로 곱게 물들여진 건물이 있다. 올해로 창립 69주년을 맞은 드림교회(박장혁 목사)다. 교회의 내부 공간은 다음세대를 위해 배려한 흔적이 묻어난다. 유아부 초등부 등 다음세대 부서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꾸며져 있고, 복도 모서리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둥글게 마감돼 있다.

하나님의 꿈을 이루겠단 의미를 품은 드림교회는 다음세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박장혁(53) 드림교회 목사는 13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다음세대는 단순히 교회 미래가 아닌 현재의 교회”라면서 “하나님의 사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교회가 제정한 7가지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우리는 하나님의 꿈을 꾸고 세계를 품는 다음세대를 키운다’이다.

교회, 지역 학생들의 후원자

드림교회는 선교적 교회를 지향한다. 다음세대가 지역사회 안에서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회는 2013년부터 반기마다 지역 학교(미추홀외고 고잔고 인천송천고 인천송천초)에서 학생 세 명을 선발해 각각 100~150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교회 내에서도 매년 4명의 학생에게 각각 100만원 장학금을 전한다. 지금까지 지원한 장학금만 해도 1억원이 훌쩍 넘는다.

교회는 학업 지원 활동에도 진심이다. 드림교회 청년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어린이들의 수학과 영어 등 학업 지도를 비롯해 특별활동을 진행하는 ‘드림클래스’가 대표적이다. 청년들의 전공을 살려 텃밭 가꾸기, 문화 체험, 현장 학습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남동구 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드림클래스는 3년 연속 자원봉사 대상을 받으며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 목사는 “만 18세에 보육원을 퇴소하는 자립준비 청소년들이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실제적으로 돕고 있으며 이들의 지원사업을 신명보육원과 함께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마을과 함께하는 교회

다자녀 가정 특별상으로 부상인 자전거를 전달하는 모습. 드림교회 제공

매해 5~6월이 되면 드림교회 일대에서는 ‘논현고잔동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축제’가 열린다. 2013년부터 열리고 있으며 지역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을 축제에선 특별한 전달식도 열리는데 논현고잔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출생신고하는 주민들에게 신생아 기저귀를 선물한다. 성도들이 출산할 경우 100만원의 출산 축하금을 지원한다.

저출생이라는 암담한 국내 현실 속에서 교회와 지역주민들이 생명 탄생의 기쁨을 함께한다는 취지다. 지난해에는 140가정에 기저귀를 선물하며 생명 탄생의 기쁨을 나눴다.

박 목사는 “마을은 서로를 아끼고 보살피는 공동체”라며 “한 아이의 생명을 보듬고 돌보는 일에 늘 함께하고 싶어 이 같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문화가 꽃피울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마을 축제는 전달식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웃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생명의 소중함을 전한다는 취지에 따라 가정 친화적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특히 ‘생명사랑 이웃사랑 걷기대회’를 열고 저마다 ‘당신은 소중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함께 걷는다. 마을 축제에는 바자회를 비롯해 벼룩시장과 푸드트럭, 아동용 놀이기구 등도 마련된다. 수익금은 논현고잔동 행정복지센터와 라이프호프 자살예방센터 등 다시 지역사회로 환원된다.

부모와 함께하는 신앙 교육

드림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에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신앙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기적인 부모 세미나를 통해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가정과 교회가 함께 아이들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자녀 교육, 상담, 학교 폭력 등 다양한 주제로 전문 강사를 초청해 드리는 목요 공감 예배도 이 같은 취지로 열린다.

다음세대에 복음을 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박 목사는 출애굽기에 빗대어 이렇게 설명했다. 절대적인 가치와 기준이 없는 시대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자녀들이 마치 나일강에 던져진 모세와 같이 위기 앞에 서 있다는 점부터 밝혔다.

박 목사는 “우리 자녀들도 언젠가는 우리의 품을 떠나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온다”며 “그때를 대비해 세상의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믿음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일이 다음 세대를 향한 복음 전파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녀들에게 신앙적 가치를 심어주고 그 기준으로 양육하며 그들이 스스로 하나님을 붙들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시대 속 ‘모세의 갈대 상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