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에서 진영 전쟁 선동하는
국민 안중에 없는 비겁한 대통령
극우목사 야합 호위 나선 여권
조기 대선 치르려는 야권 꼼수
경제 망가지고 대외신인도 하락
대통령, 법 지켜 결자해지 해야
국민 안중에 없는 비겁한 대통령
극우목사 야합 호위 나선 여권
조기 대선 치르려는 야권 꼼수
경제 망가지고 대외신인도 하락
대통령, 법 지켜 결자해지 해야
지난 주말 59년 가수 인생을 정리하는 은퇴 투어 마지막 무대에서 77세의 나훈아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자신의 왼팔과 오른팔을 들어보이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 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좌우로 갈라져 서로 책임론을 묻는 정치권을 싸잡아 질타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형제들을 혼내던 어린 시절을 예로 들었다. 서로 잘했다고 싸우면 어머니는 둘 다 바지를 걷으라며 둘 다 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린 누가 누구를 어떻게 하고 난리가 났는데, 느그(너희) 하는 꼬라지들이 정말 국가, 국민을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외쳤다.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고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 위기로 내몰리면서 아우성을 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연 1.8%와 연 1.9%다. 지난해 2.1%보다 낮다. JP모건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3%까지 낮췄다. 1997~98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최저치다.
성장엔진은 식어가고 경제 활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폭탄을 맞았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K팝과 한류 열풍, 노벨문학상 작가까지 배출한 대한민국 국격과 자존심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도 도사리고 있다. 경제는 비명을 지르는데 정치권은 주판알을 튕기며 싸움만 하고 있다. 나라 경제나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소득 3만 달러 반열에 올라서면서 먹고사는 게 해결되고 풍요로워지니 국민성도 바뀌었나. 27년 전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장롱에 있던 금반지까지 꺼내오면서 한마음이 됐던 대한민국이 맞는가 싶다. 나라는 다시 두 동강이 났다. 한밤중의 홍두깨 같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 달여가 지난 지금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와 광화문은 탄핵반대 집회와 탄핵찬성 집회로 갈라져 또다시 ‘윤석열 대 이재명’ 대선을 치르는 것 같다.
편 가르기를 선동하는 주범은 대통령이다. 내전 중인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더니 나라가 어찌 되든 제 안위만 챙기고 있다. 계엄사태 초기 “당당히 수사에 응하겠다”던 호기는 사라졌다. 비겁한 대통령은 관저에 숨어 변명과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으니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런데 체포영장도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누구보다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대통령이 법을 무시하고 공권력을 우롱하고 있다. 그러면서 관저 앞 시위대에 편지까지 보내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실시간 유튜브로 보고 있으니 끝까지 힘내 싸우자”고 부추기고 있다. 불법을 저지르고 탄핵당할 처지에 놓이니 이념전쟁, 진영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본말이 전도됐다.
대통령의 버티기에 일부 여당 의원들은 스멀스멀 대통령 호위무사, 방탄세력으로 나섰다. 계엄 사태 후 ‘질서 있는 퇴진’을 운운하던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광화문의 극우 목사가 주도하는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90도 폴더 인사를 하며 굽신대는가 하면 백골단으로 불리며 윤석열 체포반대 집회를 하는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여당 의원까지 제 정신인지 의심스럽다. 대통령 체포를 막겠다고 관저로 몰려간 여당 의원들의 면면에선 권력을 뺏기지 않겠다는 이기심만 보일 뿐이다.
다수당의 폭주에도 국민은 불안하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총리까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제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부총리까지 책임을 물으며 압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해 당대표 선고 전 조기 대선을 치르겠다는 꼼수를 드러냈다. 도긴개긴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얼마 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국무위원들을 향해 대외신인도를 걱정하며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먼저 결자해지해야 한다. ‘법꾸라지’처럼 숨지 말고 당당하게 수사와 재판에 임했으면 한다. 정치권도 제발 나라 걱정, 국민 걱정 좀 하시라.
이명희 논설위원·종교전문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