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경험자들이 늘면서 암 치료 이후의 삶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장윤정 중앙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장은 13일 “특히 주요 암 치료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이행 생존기(암 진단 후 1~2년)’에 건강을 회복하고 사회적 복귀를 성공적으로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암 장기 생존자들에게서 심뇌혈관질환이나 폐렴 등에 의한 ‘비암성 사망’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암 경험자의 건강 관리에 필요한 6가지를 제시한다. 재발 및 이차암(다른 부위에 생긴 암) 발생을 ‘예방’하고 혹시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에 암이 생기더라도 신속히 발견할 수 있도록 적절히 ‘검진’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과 ‘암 치료에 따른 질환(빈혈, 골다공증, 정신건강 등)’을 함께 관리해야 하고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환 교수는 “암 경험자는 암을 겪지 않은 사람보다 이차암 발생 확률이 약 10%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며 “국가검진에 포함된 암 선별검사를 우선 시행하고 그 외 국내 발생률이 높은 암에 대한 추가 검사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규모 연구결과, 생활습관(흡연, 신체활동, 비만, 식이)과 만성질환(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7개 항목 중 6개 이상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은 모든 요소가 건강하지 않은 사람보다 암 위험이 51% 낮았다. 특히 최근 건강 체중 유지와 규칙적 운동이 암 재발과 새로운 암 발생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암 치료 종류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위암 치료 후에는 빈혈이, 유방암 치료 후에는 골다공증이 발생하기 쉬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 암 경험자는 받은 치료의 종류 등에 따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서보다 7배까지 빠르게 뼈가 약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암 경험자는 면역 저하자인 만큼 독감, 폐렴구균, 대상포진 등 감염병 예방접종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조 교수는 “암 경험자들이 치료 5년 후부터 관리에 소홀한 모습을 자주 보인다. 재발 및 이차암 위험은 시간이 지나 줄어들 수는 있지만 사라지지는 않는 만큼, 필요한 검진과 치료를 유지하며 평소 습관과 증상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의사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