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K-산업단지·신도시… 해외서 브랜드 영토 넓힌다

입력 2025-01-14 00:0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베트남에서 해외 사업 영토를 본격적으로 넓히기 시작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 인근에 해외 최초의 ‘한국형 산업단지’를 준공한 데 이어 추가 산업단지 건설 협상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참여도 타진 중이다. 해외 건설 사업 계획 수립 등 용역에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직접 건설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LH에 따르면 하노이에서 남동쪽으로 30㎞가량 떨어진 홍옌성 리트엉켓 지역에 위치한 베트남 최초의 한국형 산단이 지난달 준공했다. 이는 LH가 직접 참여해 건설한 최초의 해외 산단이다.


축구장 200개 정도 크기인 143만1000㎡ 부지에 세워진 이 산단은 한국과 베트남의 합작품이다. LH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등 한국 컨소시엄이 75%의 지분을 투자하고 베트남 기업인 THD 에코랜드가 25%를 투자했다. 수도 하노이와 항만도시인 하이퐁을 연결하는 북부 경제 벨트에 위치한 점이 특징이다. 고속도로에 인접해 있고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50㎞, 하이퐁 항만에서 68㎞ 거리에 있기 때문에 최적의 입지로 평가받는다.

해당 사업은 한국의 3위 교역국인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들어설 산단 건설을 목표로 추진됐다. 외교부 산하 한-아세안 금융센터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아세안 진출 기업(5762곳) 중 63.5%인 3657곳이 베트남에 둥지를 틀었다. LH는 이를 고려해 산단 부지 제공과 함께 현지 행정업무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지 일반 산단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베트남 정부는 산단에 입주하는 외국기업에 2~4년 법인세 면제 혜택을 포함해 여러 세제 혜택도 주고 있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산단 내 전체 53필지 중 23필지가 주인을 찾았다.

LH는 인근에 제2의 한국형 산단 건설도 추진 중이다. 홍옌선 공단관리위원회는 이번에 준공한 산단과 7~11㎞ 떨어진 지역에 4곳의 후보지를 제안한 상태다.

성공적인 산단 건설은 신도시 사업 참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H는 2023년 6월 베트남 지방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박닌성 동남신도시 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에서 동북쪽으로 31㎞ 떨어져 있는 800만㎡ 규모 부지를 신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올해 사업 계획 수립 및 기본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이후로는 참여 기업들과 컨소시엄 구성해 2026년 사업권 확보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