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재시도 임박… ‘첫 관문은 경호처 차장 신병 확보’

입력 2025-01-12 19:02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준비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르면 이번 주 초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공수처와 경찰 안팎에선 경호처장 직무대행인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재집행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김 차장에 대한 법원 체포영장 발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김 차장은 세 차례 경찰 출석 요청에 불응했다. 공조본은 김 차장의 신병 확보를 2차 집행의 성패를 가를 요인 중 하나로 본다. 경찰이 먼저 김 차장을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해 경호처 저항을 무력화하고,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경찰은 김신 경호처 부장에게도 14일 피의자 신분 출석을 통보했다. 공수처는 2차 집행 시 경호처가 설치한 구조물 철거에 드는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고, 관계자들이 부상을 당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 등은 이날 공수처를 방문해 변호인 선임계를 낸 후 수사팀과 면담했다. 공수처가 지난달 16일 윤 대통령에게 1차 출석 요구를 한 지 27일 만이다. 윤 변호사는 면담에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고 체포 시 방어권 행사와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 측이 체포영장 집행을 탄핵심판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양측 모두 곧바로 부인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선임계가 제출됐다고 해서 체포영장 효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영장 집행을 강행할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 면담 후 입장문을 통해 “체포영장에 집착하지 말고 기소하거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윤 대통령 측은 1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첫 변론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대리인단은 헌재가 지정한 5회 변론기일 중 윤 대통령이 적정한 시기에 직접 출석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와 국수본이 체포영장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계속 집행하려 하고 있어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안전 문제가 해결되면 언제든 출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이거나, 헌재 변론에 출석하지 않기 위한 핑계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 스스로 나가 조사받고 헌재에도 출석해 진술할 기회는 아직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헌재 첫 변론은 윤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조기 종료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은 당사자 불출석으로 9분 만에 종료됐고, 2회 기일부터 본격 심리가 진행됐다.

김재환 이형민 송태화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