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진출 교두보 한국시장 잡아라”… 中 전기차 몰려온다

입력 2025-01-13 01:32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자동차기업의 한국 시장 공략이 선명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BYD(비야디)는 오는 16일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를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출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와 샤오미의 전기차도 한국 진출을 본격 준비 중이다. 중국 전기차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르면 13일 BYD코리아의 준중형 전기차 모델 아토3에 대한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부여할 예정이다. 아토3의 한국 첫 출시가 확실시된다. BYD는 오는 16일 예정된 브랜드 론칭 행사에 아토3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BYD의 한국 진출은 중국 전기차업계의 공략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BYD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전기차업계는 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기업을 위기로 몰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가 내연기관차,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에서 두루 앞서나가고 있으나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위협적인 측면이 다분하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경우 한국 자동차 시장이 교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 지리자동차도 한국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지리차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를 앞세우고 있다. 지커는 지난해 9월 한국 지사 대표를 선임했다. 지난달에는 아이언모터스, 에이치모터스 등을 딜러사로 선정했다. 올해 말까지 신차 인증 작업을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리차는 또 자회사인 폴스타의 전기 SUV 폴스타4를 올해부터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지리차의 한국 자동차 시장 침투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셈이다.

중국 빅테크 기업 샤오미도 한국 자동차 시장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샤오미 한국법인(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 정관에 기재된 사업 목적에 ‘자동차(부품 포함) 수입 및 도소매업’이 포함됐다. 2021년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샤오미는 지난해 3월 대형 세단 SU7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이유가 자국 내 시장의 공급 과잉 문제가 얽혀 있다고 본다. 중국 신에너지 차 시장 침투율은 2019년 4.7%에서 2023년 31.6%로 증가했다. 생산능력 확대에 가동률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 안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2023년 말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52개, 모델은 187개에 이르렀다.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은 현재 과잉생산능력이라는 중대한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격·물량 공세를 통한 밀어내기 현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선진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우리나라는 자동차 수요가 다양하고 고급화돼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다면 미국이나 유럽을 공략할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