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갓플렉스 릴레이 인터뷰에 소개됐던 김강 캥스터즈 대표는 “도전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좋은 멘토가 될 것”이라며 정부중(35) 베이킹몬 대표를 추천했다. 베이킹몬은 온라인 제과 제빵 쇼핑몰이다. 업계에선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 대표는 여느 인터뷰이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갓플렉스 차기 인터뷰이로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님께서도 전화로 느끼셨겠지만 제가 다혈질”이라며 “여러 도전은 많이 해봤지만 좋은 멘토가 될지는 고민이 아직도 크다”며 조심스러워했다.
보통 인터뷰에 나서면 치적은 드러내고 치부는 감추고 싶을 텐데 그는 반대였다. 자기소개부터 창업에 나선 이유를 설명하기까지 그의 입에선 줄곧 ‘셀프 디스’가 이어졌다.
“어딜 가든 감투 쓰는 걸 좋아했어요. 돌이켜 보면 지나쳤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줄곧 반장을 했고요. 고등학생 땐 전교 회장까지 했어요. 부반장은 절대 안 했습니다. 제 이름 마지막 글자 ‘중’이 한자로 ‘가운데 중(中)’인데 이름 따라 어중간하게 사는 게 너무 싫었거든요.”
그는 학창시절 꿈도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대학에 갈 때까지도 꿈이 변하지 않았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보면서 CEO 출신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 뜻을 구하지 않고 내 생각만 앞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2015년 창업한 남성 의류 쇼핑몰 ‘주붕샵’ 사업은 그의 열등감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외모에 열등감이 있어서 꾸미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내가 추천한 옷과 스타일링으로 누군가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자는 계획을 갖고 쇼핑몰을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제과 제빵 사업을 본격화한 때는 2016년이다. 베이킹 재료 전문 온라인 쇼핑몰 ‘베이킹몬’을 론칭하면서다. 베이킹몬은 2021년 기준 매출 750억원, 2022년 950억원, 2023년엔 970억원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정 대표는 “부모님이 운영한 오프라인 형태의 유통을 주붕샵을 운영했던 경험에 녹여 베이킹몬을 B2B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매출은 계속 올랐지만, 마냥 행복하진 않았어요. 사업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거든요. 전쟁을 치르듯 다른 기업들을 짓밟기도 했습니다. 사업은 제로섬게임 같아요. 내가 잘되면 다른 기업의 먹거리가 줄거든요.”
정 대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악착같이 달려드는 성격에 주변 직원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며 “감정이 상했던 한 직원의 고발로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적도 있고 또 다른 갈등으로 고용노동부에도 수차례 방문했다”고 했다. 그는 “교회에선 사랑을 말하지만 사회에선 냉혹한 대표였다”며 “‘그때 왜 그랬지’라고 후회하면서 자다가 이불을 차던 시절이었다. 그 후 내 잘못을 깨닫고 성화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청년들에게 두 가지 태도를 조언했다. ‘비교하지 말자’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자’. 그는 마태복음 속 ‘달란트 비유’와 ‘포도원 품꾼의 비유’로 그 이유를 갈음했다.
“우리는 각자 받은 소명이 다릅니다. 종에게 달란트를 다르게 주는 것과 늦게 온 품꾼에게도 일찍 온 품꾼과 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모두 주인의 마음입니다. 모두가 모세 바울 여호수아 같은 리더로 살 수도 없잖아요. 비교하면 불행해지고 교만하면 불안해집니다.”
그렇다고 허무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건 자가당착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비전을 꿈꾸며 사는 인생은 운동과 같아요. 언제 죽을지 막연하지만,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하잖아요. 하나님의 계획을 다 알 수 없더라도 우린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합니다.”
정부중 대표가 추천한 다음 인터뷰이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
28세에 광고회사 창업
온누리교회서 CEO 강연도
28세에 광고회사 창업
온누리교회서 CEO 강연도
정부중 베이킹몬 대표는 갓플렉스 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로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를 추천했다. 정 대표와 박 대표는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크리스천 CEO 스쿨에서 처음 만난 뒤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정 대표는 “사람을 쉽게 존경하는 편이 아닌데 박 대표의 강연을 듣고 팬이 됐다”며 “기업 비전부터 개인적인 인생관에 이르기까지 박 대표는 ‘거를 타선 없이’ 훌륭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는 “박 대표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모든 크리스천 리더들에게 영감을 주시는 분”이라며 “다음 갓플렉스 인터뷰를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2007년 광고대행 업체 이노버스를 설립한 뒤 2012년 이노레드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노레드에서 ‘이노’는 이노베이션(혁신), ‘레드’는 주님의 보혈을 뜻한다. 이노레드는 칸 라이언즈,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광고제 등 세계적인 권위의 광고제에서 꾸준히 수상 기록을 쌓고 있다. ‘2018 클리오 광고제’에선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마이스트로우’ 캠페인으로 인터그레이티드 부문 금상과 이노베이션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선 대상 4개를 포함해 총 31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