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석 3석의 개혁신당이 ‘창업주’와 ‘현 대표’ 간 공개 충돌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허은아 당대표가 초대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을 향해 “상왕정치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비판하자, 이 의원은 “망상을 버리라”고 맞받아쳤다. 양측이 과거 언행까지 들춰내면서 내부 주도권 다툼이 감정싸움과 뒤섞여 전개되는 양상이다.
허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는 이준석의 부하가 아니다”며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제가 이 의원의 상왕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면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이 의원은 김철근 사무총장을 통해 당 운영 전반에 대해 상왕정치를 하려 했다”며 “당명 개정 여부, 상임고문 임명, 회계보고, 강령, 정책, 홈페이지 변경 등 주요 사안에 제 뜻을 반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직접 제게 ‘아무것도 하지 마라’ ‘정책에 손대지 마라’ 등의 말까지 했다”며 “매우 모욕적인 표현에 자괴감이 들었지만, 묵묵히 견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사실관계와 맞지 않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비튼 내용을 아무리 말해봤자 주변의 조소만 누적될 것”이라며 “망상을 버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허 대표가)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거짓으로 답한다”며 “허 대표가 (총선 때) 비례대표 출마를 다시 하겠다고 해서, 나한테 울며 빌며 매달려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허 대표를 상대로 한 당원소환제도 추진하고 있다. 당원 투표를 통해 허 대표를 해임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신당 당내 갈등은 허 대표가 지난달 16일 이 의원의 측근인 김 전 사무총장을 경질하면서 불거졌다. 허 대표는 김 전 사무총장이 당대표에게 보고하지 않고 사무총장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허 대표가 최근 이주영 의원을 정책위의장에서 해임하고 그 자리에 정성영 서울 동대문구 당협위원장을 앉히자, 당직자들이 당무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