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돈을 잃고 있다”… 생성형 AI 수익성 경고음

입력 2025-01-13 01:02
게티이미지뱅크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수익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며 관련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생성형 AI 선두주자 오픈AI조차 이용자가 많을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업체들도 과도한 투자 리스크를 피하려면 이미 글로벌 빅테크가 앞서 있는 원천 기술 개발에 집착하기보다는 응용 서비스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AI 반도체 등 인프라 구축, 전기료 등 AI 운영비가 치솟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우리는 오픈AI의 구독 상품인 (챗GPT) 프로에서 돈을 잃고 있다”며 “사람들이 예상보다 (프로를) 너무 많이 쓰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챗GPT 프로는 월 200달러(약 29만원)로 오픈AI의 최신 추론 모델 ‘o1(오원)’이 적용된 AI 도구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구독제다.


구독료를 비싸게 받는 오픈AI마저 수익성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생성형 AI는 이용자와 관련 서비스가 늘어날 수록 돈이 들어가는 구조다. 일례로 구글 검색 한 개당 소모되는 전력은 0.3와트시(Wh)지만, 챗GPT는 그보다 10배가량 많은 2.9Wh가 필요하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시장 독점 탓에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입 비용만 해도 만만찮다. 엔비디아 최상위 모델 RTX 4090의 가격은 개당 1599달러(약 235만원)에 달한다.

그렇다고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마냥 구독료를 올리거나 광고를 붙이기 힘든 상황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는 “AI 비즈니스 자체가 돈이 많이 들지만, 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기는 어렵다”며 “이 분야에 과도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경쟁사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픈AI를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들은 각자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AI 투자가 줄어들 수 있는 예상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난해 AI 분야는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은 발생시키지 못했다”며 “소위 ‘거품론’으로 올해 AI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미국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323곳이 연례 재무 보고서에 AI를 언급한 한편, 281곳은 AI를 ‘위험 요인’으로 적시했다. AI가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인 동시에 투자 고민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형 AI’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LLM 하이퍼클로바X가 꼽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기술 콘퍼런스에서 “국내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매출의 20~25%를 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교수는 “해외 빅테크와 투자 규모가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은 원천 기술 확보보다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게 수익에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