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시작한 대형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 교회와 기독교 학교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산불 피해가 가장 심한 알타데나 지역에 사는 적지 않은 한인이 소중한 터전을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에 따르면 12일 기준 LA 카운티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은 총 4건으로, 피해면적은 연일 늘어나 현재 156.3㎢에 달한다. 서울시 면적(605.2㎢)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특히 LA 동북부 알타데나 지역을 휩쓸고 간 ‘이튼산불’은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근처에서 발생해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서 시무하는 사랑의빛선교교회 윤대혁 목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강제 대피 후 돌아와 보니 교회는 무사했지만, 성도들의 주택이 전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지금 산불(화재) 재는 눈처럼 내리고 공기는 오염도가 높아 눈이 따가울 지경이다. 성도들이 건강에 어려움이 없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80년 역사를 간직한 알타데나 커뮤니티 교회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됐고, 인근 세인트 마크 성공회 알타데나 교회와 사하그 메스로브 아르메니아 크리스천학교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알타데나 커뮤티니 교회 관리인 패티 주디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교회의 많은 성도가 집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우리는 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희망의 길을 찾아 나갈 것”이라며 “그날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모아 회복과 치유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 교회와 한인 교회, 기독 단체들은 피해자 지원에 적극 나섰다. 남가주교회협의회(회장 샘신 목사)는 한인 교회와 성도들의 피해를 파악하며 담요와 마스크 등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남가주교회협의회 사무국장 재스민 박 전도사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산불로 대피 주민 수가 15만명에 이른다. 산불 영향권 일대가 대혼란에 휩싸였다"며 “강한 바람이 계속돼 언제 불길이 잡힐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빨리 화재가 진압되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LA 산불 피해 지역과 불과 8㎞ 정도 떨어진 조이교회도 LA드림센터 등 기독교 자선단체와 협력해 긴급 구호품을 현장에 전하고 있다. 조이교회의 채드 비치 목사는 현지 기독교 매체 크로스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두려움에 떨거나 집을 잃은 이웃을 위해 빠르고 적절하게 문제를 헤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와 사마리안퍼스의 대표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화재 현장에 위기 대응 훈련을 받은 목회자 등 위기 대응팀을 파견해 구호 활동과 함께 영적·정서적 지원도 하고 있다. 그레이엄 목사는 위기 대응팀과 함께한 예배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진 신은정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