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국제 합의 매우 힘들어”

입력 2025-01-13 01:53

키완 리아히(사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박사는 “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는 국제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줬다”며 “기술 덕분에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락센버그에 위치한 IIASA에서 만난 리아히 박사는 “COP29는 매우 어려운 목표를 갖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리아히 박사는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과대에서 수학한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문가다. 그가 언급한 어려운 목표는 선진국의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말한다. 리아히 박사는 “2035년까지 3000억 달러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합의했지만 개인적으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다만 리아히 박사는 “기술 혁신과 발전 덕분에 에너지 전환은 진행되고 있다”며 “태양광 패널 가격 감소로 탈탄소화는 점점 더 실현가능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무심기, 탄소포집·저장(CCS)처럼 대기 중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현재 가용한 기술을 다 활용하는 무탄소에너지(CFE)에 관심을 돌린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리아히 박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선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디지털화에도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암호화폐 채굴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지만 사회적 가치는 거의 없다”며 “디지털 시대, 활용법에 대한 규칙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락센버그=글·사진 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