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 기부

입력 2025-01-12 18:52 수정 2025-01-12 23:41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14억7000만원)를 기부했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GM, 포드, 토요타 등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부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 J)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오는 20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기금에 기부금을 냈다. 또 현대차는 트럼프 측근들과 접촉하며 트럼프와의 비공개 만남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 또는 취임 후 백악관에서 트럼프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성사될 경우 현대차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이나 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취임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룹 관계자가 참석할 가능성은 거론된다. 장재훈 부회장이나 무뇨스 사장, 미국통으로 글로벌 대미협력 담당으로 임명된 성 김 사장 등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위협 속에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 제조·공급 업체를 둔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취임식에 기부하고 있다. 미국에 공장이 있어도 자동차 업체 특성상 캐나다·멕시코산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측과 우호적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 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엄포대로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평균가격이 3000달러 정도 인상될 수 있다. 현대차도 많은 차량 부품을 미국 바깥에서 조달하고 있어 관세가 급등할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차 측은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에 대해 새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고 WSJ에 밝혔다.

WSJ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 부과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들이 트럼프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훨씬 더 파괴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허경구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