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걸리는 영화 렌더링… 클라우드·AI로 시간 단축·비용 절감

입력 2025-01-13 01:13

영상 제작에 필수적인 렌더링의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 클라우드부터 인공지능(AI) 솔루션까지 다양한 해결책이 등장하고 있다. 업계는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창작자들 역시 시각효과(VFX)를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의 공통 고민거리는 영화, 애니메이션 등 제작 과정 등에 들어가는 렌더링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는 것이다. 렌더링은 실제 세계에서 광원(빛)이 만드는 그림자, 반사광, 재질감 등을 이미지에 반영해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작업이다. 문제는 렌더링이 대규모 연산력을 투입해야 하는 작업이라는 점이다. VFX 스튜디오에서 이뤄지는 전체 작업 시간 중 절반 이상을 렌더링이 차지하며, 2~3시간 분량의 영화 작업에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통해 렌더팜의 연산력을 빌려오는 클라우드 렌더링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렌더링 업체 개러지팜에 따르면 자체 렌더팜을 운영할 경우 최소 1년에 8만 달러(1억2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클라우드 렌더링을 이용할 경우 이를 1만 달러(1500만원)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등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장악한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렌더링 사용 편의성을 강화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솔루션을 결합해 추가로 부담을 줄이는 해결책도 등장했다. 높은 화질의 영상일수록 렌더링 작업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일반 화질 영상에서 렌더링을 완료한 뒤 이를 고화질로 바꾸는 식이다.

국내 업체 포바이포는 최근 자사의 화질 개선 솔루션 ‘픽셀’과 렌더링 과정을 결합하는 실증을 거쳐 픽셀을 최초로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VFX 솔루션 ‘미스티카(MISTIKA)’에 정식 플러그인 탑재된 것을 시작으로 VFX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포바이포 관계자는 12일 “픽셀을 활용하면 렌더팜 비용과 렌더링 시간을 절반 이상 절감할 수 있어 창작자·스타트업의 접근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