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수준으로 좁혀지며 계엄 사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세에 몰린 보수진영의 결집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6%, 국민의힘은 34%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지난달 17~19일 이뤄진 3주 전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12% 포인트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10% 포인트 올랐다. 당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8%, 국민의힘 지지율은 24%였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중도층 이탈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탄핵 찬성 응답자는 64%였는데, 이들 가운데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56%에 그쳤다. 탄핵 찬성 응답자 중 22%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는 찬성하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도층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서울 지역을 보면 국민의힘(40%)이 민주당(33%)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이 보여준 여러 모습이 중도층에게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3주 사이에 10% 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하락했다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에 이은 줄탄핵 압박,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 철회 논란 등을 두고 중도층이 민주당 지지를 거둬들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당내에서는 자성론도 나온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다수당인 민주당이 현 국면을 해결하고 국정 안정과 경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이는 데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보수진영은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버티기’에 돌입하면서 강경 보수층을 중심으로 하는 진영결집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32%에 이르며 민주당(36%)과의 격차를 좁혔다.
한편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2%로 1위를 기록했다. 김문수 환경노동부 장관(8%),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6%), 홍준표 대구시장(5%), 오세훈 서울시장(3%) 등이 뒤를 이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