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등 강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에는 낮은 기온에 더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서울은 영하 10.2도, 설악산은 영하 25.1도, 대관령은 영하 16.9도를 기록하며 올겨울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남부지방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맹추위는 10일 아침 절정에 이른 뒤 1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12일을 기점으로 평년 기온을 회복해 14일까지는 기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후 16일쯤 상층 기압골의 통과로 다시 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추위가 거세지는 이유는 한반도 서쪽에 세력이 강한 대륙고기압이, 북동쪽에는 저기압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고동저(西高東低) 기압계가 형성되면 북서풍이 불면서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유입되면서 매서운 추위를 불러온다.
대설특보가 내려진 충청과 호남 지역에는 많은 눈이 쏟아졌다. 전북 무주(설천봉)는 오전 10시까지 29.3㎝, 순창(복흥)은 23.1㎝의 눈이 쌓였다.
충남권과 전라권 중심으로 몰아친 대설로 9일 항공기 136편과 여객선 77척이 결항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설 대처 상황 보고에 따르면 제주공항 68곳, 김포공항 31곳, 광주공항 15곳, 김해공항 7곳 등에서 항공기 136편이 뜨지 못했다. 여객선은 인천∼백령과 여수∼거문 등 62개 항로 77척이 운항을 멈췄다. 도로는 충남과 전남, 경남 등 지방도 13곳이 통제됐고, 철도는 경부고속선이 시속 230㎞ 이하로 서행 중이다. 무등산과 지리산 등 국립공원 8곳의 197개 탐방로는 폐쇄됐다. 소방당국은 안전조치 23건과 낙상 구급 21건 등 44건의 소방 활동을 펼쳤지만, 집계된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한 눈구름대 영향으로 이날 전북 서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쏟아졌지만 강설량은 차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울릉도와 독도에도 10일까지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우리나라 상공 약 5.5㎞ 부근에 소용돌이를 동반한 상층 기압골이 통과하며 구름대를 더욱 발달시키고 있다”며 “이후 내륙에서 발생하는 육풍으로 구름대가 서쪽으로 빠져나가면 강설이 약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연 김용헌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