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CES 2025에 참여하는 스타트업들이 몰려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일반적으로 기업 이름이 적혀 있는 헤더 사인(전시회 천장에 달린 회사명을 표시하는 구조물)과 달리 ‘KOREA’라는 글자만 적힌 곳에도 많은 외국인 바이어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36개 기관과 협력해 기획한 ‘통합한국관’으로, 올해는 445개사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통합한국관의 한쪽에 자리 잡은 문화유산 디지털 기록화 전문 스타트업 ‘캐럿펀트’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모여 있었다. 부스에는 기술을 설명하는 노트북 한 대뿐이었지만 ‘문화재를 3D 스캐닝한다’는 독특한 콘셉트가 외국 바이어들의 이목을 끌었다. 캐럿펀트는 3D 스캐닝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건설 현장 등에서 발굴된 유물을 정밀 분석하고 디지털 실측 도면을 제작하는 기술로 CES 2025 혁신상을 받았다.
캐럿펀트 관계자는 “문화재 관련한 기술로 CES에 나온 업체는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며 “유물이나 유적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부터 국가적으로 문화재 관리를 하지 않는 미국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CES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 스타트업과 협력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3년 연속 CES 혁신상을 받은 드론 컨트롤 시스템 기업 ‘클로버스튜디오’도 통합한국관에 부스를 마련했다. 클로버스튜디오는 드론이 주변 3차원 공간을 인식하고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 시스템을 개발했다.
협업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약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사업을 구상 중인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 ‘제피르(Zephyr) AI’는 클로버스튜디오를 찾아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4년째 CES에 참가하고 있다는 최태인 클로버스튜디오 대표는 “처음 2~3년은 시장을 분석하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우리의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을 직접 찾아가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글·사진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