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의 현대카드 독점 구조가 깨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등과 추가 제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카드 업계는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점유율 확대, 금융 상품 수익 증대 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최소 4개 카드사가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023년 3월 현대카드가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한 이후 이제까지 추가 도입을 결정한 곳은 없지만 지난해 여름 KB국민카드의 도입 가능성이 알려지고 최근엔 신한카드까지 거론되면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애플페이는 국내 가맹점 대부분이 지원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삼성페이와 달리 보급률이 낮은 NFC 방식만 제공한다. 범용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이제까지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았다. 또 결제액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애플 측에 지불해야 하는데 수수료율이 다소 높게 책정돼 카드사가 도입을 망설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애플페이 지원 단말기 수가 늘고, 회원 수 확대를 통한 점유율 개선 등 수익성 측면에서 효과가 부각되면서 업계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애플페이 서비스가 아직 한국에서 널리 쓰이지 않는 만큼 ‘블루오션’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일본만 해도 이날 기준 애플페이와 제휴한 은행·카드사 등이 202곳에 달한다. 국내 유일 제휴사인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에 힘입어 해외 신용판매액 분야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율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어 결제액에 따른 수수료 수익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신규 고객이 늘 것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해당 고객들이 카드론 등 다양한 상품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NFC 지원 단말기 확대도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신한과 KB국민이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단말기를 들이는 가맹점도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단말기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제한적으로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카드도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핀테크 스타트업 터치앤고와 제휴를 통해 NFC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가맹점이 광화문 푸드마켓 등 일부에서 한정적이어서 향후 가맹점 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