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대응 직접 챙겨… 씩씩한 尹”

입력 2025-01-10 00:00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진입로를 9일 대형 버스가 가로막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등으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준비 중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를 끝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남동 관저 안을 거니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는 정도가 전부다.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다가오는 요즘,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과 내란 혐의 수사에 대비한 법적 대응에 몰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관저 안의 상황을 아는 여권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탄핵 소추된 이후에도 위축되지 않은 모습이라고 한다.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의기소침해 계실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기색 없이 꿋꿋하고 씩씩한 모습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멘털이 흐려졌네 어쩌네 하는 말들도 나돌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관저에 들어가 윤 대통령을 만났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통화에서 “의연하고 꼿꼿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도피설’이 퍼졌던 지난 8일 관저 영내를 순시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계산된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법리 검토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탄핵심판과 내란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차곡차곡 법적 대응 논리를 쌓아가는 중”이라며 “검찰총장까지 지낸 법 전문가인 만큼 법률대리인단과 회의도 하며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리인단의 법률 지원과는 별개로 대통령실 소속 전·현직 젊은 행정관들이 중심이 돼 윤 대통령의 일상 업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런 대응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크게 다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때는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자마자 대통령 본인이 다 내려놓고 포기하는 모습이었다면, 윤 대통령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나선 것 아닌가. 지지자들이 고무되면서 더 결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회사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6~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32%로 지난해 12월 3주차 조사와 비교하면 6% 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36%로 3% 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탄핵이 인용돼야 한다는 응답은 62%,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3%로 집계됐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