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접었지만 기술은 남았다… LG전자 AI 특허 ‘세계 1위’

입력 2025-01-10 01:16
연합뉴스

LG전자는 지난 2021년 휴대폰 사업을 접었지만 당시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통신 기술은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 및 수익화의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LG전자가 보유한 통신 관련 특허는 스마트홈과 자율주행 모빌리티,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분야와 결합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LG전자는 다가오는 6G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AI와 통신 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 특허청이 발표한 ‘전 세계 주요국 특허청(IP5, 한국·미국·중국·유럽연합·일본)에 출원된 최근 10년간(2012∼2021년) AI 로봇 관련 특허출원 자료’에 따르면 특허출원 수는 연평균 58.5%씩 성장해 2012년에 20건에 불과하던 것이 2021년에는 1260건에 달했다. 이 기간 중 출원인 국적별로는 중국이 60%(3313건)로 가장 많았고 한국이 24.7%(1367건)로 2위, 미국이 8.1%(446건)로 3위로 집계됐다.

주요 출원인은 LG전자가 18.8%(1038건)로 1위였다. 이어 일본의 화낙(1.8%, 97건)은 2위, 중국의 화남사범대학(1.5%, 83건)은 3위, 미국의 구글(1.3%, 71건)은 4위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8위(0.7%, 41건)를 차지했다.


LG전자가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2021년 4월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한 뒤에도 4G·5G·와이파이와 관련된 2만건이 넘는 통신 특허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시 개발된 통신 특허들은 LG전자의 AI 로봇 제품에 대거 활용됐다.

LG전자의 통신 특허 대부분은 표준특허에 해당해 경쟁 업체가 순위를 역전하기도 쉽지 않다. 표준특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같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정한 표준기술을 포함한 특허로 해당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는 관련 제품을 생산하기가 어렵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접은 이후에도 통신 기술 개발을 이어왔고 AI와 로봇 등 신사업 확장 시기와 맞물리면서 관련 기술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주로 스마트팩토리에 적용되는 산업용 로봇, 이동형 AI홈 허브로 분류되는 가정용 로봇, 상업용 서비스 로봇 등에 통신 기술이 삽입됐다. 지난해부터는 차량용 통신부품사업(텔레메틱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등을 포함하는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조명을 3대 축으로 해 전장 사업을 강화했고, 이를 아우르는 핵심 기술 또한 통신이다.

LG전자의 통신 관련 특허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LG이노텍 제외)는 총 8만2151건(국내 2만266건, 해외 6만1885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3만여건은 통신 관련 특허고, 약 30%가량이 평가등급 A 수준에 속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정도로 통신 기술 분야에서 앞서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