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시청 전체 간부회의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해법은 과감한 규제 철폐”라며 “강조하고자 하는 말은 단 한 가지다. 체인지 오어 다이(Change or Die),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산하 모든 실·본부·국장을 소집해 ‘경제 규제 철폐 정례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경제는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고 인구는 줄어들고 돈과 사람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대로 갈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제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원래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유지되는 규제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실·국에서 한두개 규제를 덜어내고 적당히 넘어가려는 생각이 있다면 모두 버리기 바란다”며 “과거 모 총수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 나는 이름 석 자 빼고 다 바꾸라고 말씀드린다”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 신년사를 통해 ‘규제와의 전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뒤 규제 철폐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날은 규제를 민생의 ‘걸림돌’로 규정하며 “이름 빼고 다 바꾸라.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시는 이날 회의 직후 건설업 관련 규제 철폐안 3·4호를 내놨다. 세 번째 규제 철폐안은 고도·경관지구에 해당되거나, 문화재, 학교 주변이라 높이 제약을 받는 곳(도시 규제 지역)의 의무 공공기여 비율을 완화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업성이 높아져 주택 공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 철폐안은 기존 사업시행인가 통합 심의 대상에 소방성능위주 설계 평가(소방)와 재해영향 평가(재해)를 포함하는 방안이다. 시는 지난해 1월부터 사업시행인가와 관련해 건축·경관·교육·정비계획·교통·환경·공원 등 7개 분야에 대한 통합 심의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소방과 재해 분야는 별도로 심의가 진행돼 조합 입장에서는 복잡한 심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