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인지 모른다. 기독교 변증가인 오스 기니스는 이러한 철학적 질문을 본질적으로 파고들어 질문의 전제가 되는 세계관의 뿌리를 전환시킨다.
이 책의 장점은 물질주의와 자연주의 세계관에 파묻힌 오늘날 현대인을 질문이 있는 성찰의 삶으로 초대한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건 공적 진리가 아니라고 말하는 시대다. 그렇지만 세상은 과학보다 더 크고 오묘하다. 사랑을 과학적으로만 설명하려다 보면 무미건조한 이론만 남는다. 의미 없이 살아도 괜찮다고들 하지만 인간은 늘 의미를 찾아왔다. 의미 없이 살아도 된다는 말 자체도 인간이 끊임없이 해답을 찾고 있다는 증거에 불과하다. 저자는 인간 안에는 근원적인 질문이 존재함을 설명하면서 “사람은 냉소로만 살 수 없다. 행복하게 살려면 삶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중략) 우리에게 의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인생의 의미를 알 순 없다. 그렇다면 지금 내 삶을 이끄는 세계관은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 진리와 하나님을 향해 선입견을 품고 의심하는 그 의심 자체부터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성찰하는 삶을 추구하려면 건강한 이성과 정직한 양심, 생생한 경이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이감이란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경험을 말한다. 결국 진리란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경이감을 경험할 때 비로소 확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이성 이상의 인격적 존재와의 만남이 필요하다.
저자는 GK 체스터턴, CS 루이스 등 지성 너머의 만남으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한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들은 우선 질문했고 정직한 질문에 해답을 찾았으며 검증하고 확신하는 4가지 단계로 진리에 도달했다. “기독교를 믿는 이유는 단순히 하나의 증거만이 아니라 누적된 엄청나게 작지만 일치되는 증거 때문이었다”는 고백처럼 저자는 “기독교는 이성적이지만 이성 이상의 합리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정직한 구도자가 돼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이성적이지만 이성 이상의 합리적인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이는 세상 속에서 보이지 않는 실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