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경찰을 투입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등 출입을 통제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8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조 전 청장과 김 전 청장을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지시에 따라 경찰을 투입, 국회를 봉쇄해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계엄 당일인 3일 오후 7시20분쯤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오늘 밤 22시에 비상계엄을 선포해야겠다. 계엄군이 국회도 갈 건데 경찰이 나가서 국회 통제를 잘해달라” 등의 지시를 받고 국회 출입을 사전 통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은 두 사람에게 계엄군 출동 시간과 장소가 적힌 A4 용지 1장씩을 건넸는데,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 ‘비상계엄’ ‘여론조사꽃’ 등이 적혀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본 수사결과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은 계엄 선포 당일 오후 10시36분쯤 박안수 계엄사령관으로부터 ‘국회에 경찰을 증원해 주고, 포고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차단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김 전 청장에게 ‘국회를 전면 통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김 전 청장은 국회의원을 포함해 모든 사람의 국회 출입을 전면 금지하도록 조치했다.
김 전 청장은 이 과정에서 법률 검토를 진행했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변호사 출신인 최현석 서울경찰청장 대행(서울청 생활안전차장)이 법률 검토를 한 것으로 보고 최 대행을 전날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