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데이비드 게펜 의대 영상의학과 교수인 저자의 어머니는 영양사였다. 가족은 항상 검증됐다고 믿었던 영양학의 지혜를 따랐다. 식사는 항상 저지방에 고탄수화물이었다. 포화지방을 멀리하고 카놀라유 같은 씨앗기름이나 마가린으로 바꿔나갔다. ‘하얀 오믈렛’만 먹었다. 콜레스테롤 섭취를 최대한 줄이려고 달걀흰자로만 요리한 음식이다. 어머니는 내내 병원에서 일했고, 저자도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됐고 대학에 남아 교수가 됐다. 의대에서 배우고 가르친 지식은 어머니가 알려준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네 가지 병을 얻었다. 고혈압, 통풍성 관절염, 이상지질혈증, 당뇨 전단계였다.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의료계의 무언가가 크게 잘못됐다. 그동안 거짓말만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진실을 찾아 나섰다. 책은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뒤집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과학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 ‘거짓말’이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1칼로리는 1칼로리일 뿐”이라는 비만과 관련한 거짓말이다. 이 말은 비만이 열량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서 생겼다는 것을 암시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근본 원인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살을 빼고 싶으면 단순히 열량 섭취만 줄이면 된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우리가 섭취한 열량은 곧장 소모되지 않고 지방으로 저장되기도 한다. 체중 증가를 제어하는 핵심은 섭취한 열량 중 얼마를 태우고 얼마를 저장하느냐다. 열량을 주로 지방으로 저장하라고 세포에 신호를 보내는 것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열량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살이 찌지 않는다. 비만은 단순히 칼로리가 아니라 인슐린 문제였다. 저자는 “만약 모든 음식이 동등하게 인슐린을 자극한다면 1칼로리는 그냥 1칼로리라는 말은 옳지만 모든 음식이 인슐린을 똑같은 방식으로 깨우지 않기 때문에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우리 식단을 구성하는 다량영양소 중 탄수화물은 인슐린을 ‘강하게’ 자극한다. 반면 단백질은 ‘얼마간’ 자극하고, 지방은 거의 자극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섭취한 칼로리 숫자가 아니라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주는 열량의 유형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권장 식단을 보면 빵, 시리얼, 쌀, 파스타 등 정제 탄수화물을 가장 많이 먹고, 지방 등은 가끔 먹을 것을 권고한다. 이런 권고를 충실히 따른 미국인의 결말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20세 이상 성인 중 42.5%는 비만이고 대부분은 과체중이다. 저자는 권장 식단을 만드는 미국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 위원 중 95%가 식품 업계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인물들이라며 의심을 눈초리를 보낸다.
저자는 “살이 찌고 충치만 생기는 것만 아니면 설탕은 해롭지 않다”는 ‘당뇨병 거짓말’,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치료법이 없다”는 ‘지방간 거짓말’, “고혈압은 약물치료가 최선이다”는 ‘고혈압 거짓말’, “모든 콜레스테롤은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심혈관계 질환 거짓말’ 등을 반박하며 의학계의 통념을 벗어난 주장을 과감하게 펼친다.
저자는 책의 핵심을 이렇게 요약했다. “노화와 만성질환의 뿌리는 대사 기능 이상이다. 이 문제는 어떤 명의보다도 여러분 자신이 더 잘 해결할 수 있다. 약물이 그저 치료만 하는 질병을 당신은 예방할 수 있다. 당신은 매일 그리고 매끼 더 나은 방식으로 더 오래 사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저자의 건강한 밥상을 위한 제안은 ‘농경 이전의 자연식’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채식이든 육식이든 상관없다. 공장에서 가공된 설탕이나 액상과당 같은 정제 탄수화물과 염증을 일으키는 리놀레산이 들어 있는 씨앗기름, 탄수화물 곡물 등을 피해야 한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것도 좋지 않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