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적대적 M&A, 각종 부작용 유발”

입력 2025-01-09 01:03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사모펀드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이 국가 기간산업과 기업 경영권뿐만 아니라 노동시장까지 위협하는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과 학계에서 제기됐다.

8일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4명의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사모펀드가 M&A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효율성을 개선하는 등 역할을 한다면서도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저해한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개월째 영풍·MBK파트너스와 현 경영진이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고려아연 사례가 대표적으로 언급됐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나쁘지 않은 기업인데 적대적 M&A가 시도되고 있다”며 “영풍 측이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구조조정 등 우려되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사모펀드의 경영이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적대적 M&A는 개별 기업의 경영권 분쟁 사안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며 “국가 경제의 문제이고, 국가 안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노동자 보호, 공적 연기금의 역할 확대 등 제도적 대응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기금이 경영권 방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혜진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고려아연과 같은 사례에서 노동자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