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전기 스위치 위에는 ‘303프로젝트’ 스티커들이 붙어 있습니다. 이는 30세 이전에 결혼해서 3명 이상의 자녀를 낳아 저출산의 늪을 탈출하자는 한 선교사님의 전략입니다. 매일 스티커를 보면서 셋째를 ‘때가 되면 주시겠지’란 마음이 ‘어서 주시옵소서’로 바뀌게 됐고, 이제 석달 뒤면 사랑스러운 셋째를 만나게 됩니다.
요즘 부쩍 동생을 챙기는 첫째와 말이 늘어가는 둘째를 보면서 앞으로 세 명이 되면 얼마나 잘 어울릴지 상상하며 웃음 짓곤 합니다. 남편이 자녀들에게 축복 기도를 해줄 때면 아이들은 서로 받겠다며 머리를 들이밀고, 다음 차례는 엄마와 뱃속 동생이라며 꼭 챙겨줍니다. 가끔 아이들의 생각지 못한 말에 은혜도 받습니다. 한번은 제가 피곤해서 기도회를 가지 않겠다고 하자 첫째가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한 시간을 깨어 기도하라고 하셨는데 엄마는 잠을 좋아하고 예배를 싫어하죠”라고 물어 놀라서 기도하러 갔던 기억도 납니다.
엄마가 돼 보니 좋은 점이 많습니다. 모유 수유를 하며 누리는 친밀함이라든지 엄마를 부르며 달려와 껴안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고된 육아 속 보상입니다. 실수투성이 엄마가 주는 부족한 사랑에 반해 아이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미처 아물지 못한 제 상처들을 보듬어주는 듯합니다. 그 사랑에 반응해 아이들을 위해 요리하는 것이 재밌어지고 아이들이 배꼽 잡으며 웃을 때까지 웃긴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임신 출산 육아의 전 과정을 함께하고 있는 공동체들은 하나님이 제게 주신 소중한 자산입니다. 첫째 영광이와 둘째 라엘이는 북한 구원과 복음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선교단체의 축복 속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흘린 어른들의 눈물의 기도가 아이들의 마음에 심겨져 일생을 주님께 드리며 좋은 열매로 맺어지길 소망합니다.
첫째가 돌 지날 무렵부터 주변 지인들과 시작했던 엠마더기도회는 각 가정과 나라의 중차대한 문제들을 놓고 함께 부르짖는 엄마기도모임으로 육아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교회에서 아버지학교에 참여하고 책으로 공부하는 등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참 가정과 부모의 모습도 배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