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국 증시 중 최악의 수익률(-9.63%)을 기록한 코스피가 올해 들어 반등을 시도하며 장중 250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매수에 나서며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이 예상되는 조선과 방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둔 제약·바이오 업종 등이 동반 상승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4% 오른 2492.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전 거래일보다 0.02% 내리며 한 해를 시작한 코스피는 3일(1.79%), 6일(1.91%)에 이어 이날 상승하며 반등 흐름을 지켜냈다. 코스닥 지수도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해 이날 718.29에 마감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투자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만 약 8000억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수급상으로도 분위기가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협력이 기대되는 조선 업종 상승이 두드러졌다. 한화오션(12.60%) HD현대마린솔루션(6.50%) 삼성중공업(3.59%) 등이 이날 동반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6일(현지시간) 라디오 ‘휴 휴잇 쇼’에서 “(미국 해군) 선박 건조에 동맹국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선박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3~16일(현지시간)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대감에 SK바이오팜(5.41%) 삼성바이오로직스(3.91%) 유한양행(2.02%) 등 제약·바이오주도 일제히 올랐다. 이 행사는 제약·바이오 산업 고위 관계자와 투자자 등이 성과를 공유하고 기술이전 등 사업에 관해 논하는 자리다. 국내 기업들이 행사를 통해 대규모 투자 계약을 성사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1.33% 오르며 2521.66까지 회복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워 2500선을 지키지 못했다. 삼성전자(-0.89%)와 SK하이닉스(-2.40%)가 하락 전환하면서 발목을 잡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그래픽 카드를 소개하며 메모리 공급업체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아닌 미국 마이크론을 언급한 탓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증시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은 맞지만 조선과 엔터 등 실적 개선 업종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에 유동성만 돌아오면 실적 유망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