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앞에서 막히고, 장애물을 피해가는 지금까지의 로봇청소기는 ‘로봇’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멋쩍었던 게 사실이다. 바퀴와 센서가 달린 청소기 정도가 걸맞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로봇청소기는 좀 더 로봇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로봇 팔로 양말 등 장애물을 집고, 로봇 다리로 계단을 올라가는 청소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 로보락은 CES 2025에서 로봇 팔을 탑재한 ‘사로스 Z70’을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올해 전시에 처음 등장한 이 제품은 접이식 로봇 팔이 청소기 상단에서 나와 양말이나 수건 등 청소를 막는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기존에는 장애물을 피해가기만 했으나 직접 장애물을 치운 다음 청소를 하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바닥에 늘어져 있는 전원 코드를 피해 주변을 청소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CES 전시장에서 공개된 이후 연내 한국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또 다른 중국 가전 업체 드리미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로봇청소기 ‘X50 울트라’를 선보인다. 청소기 본체 바닥에 있는 두 개의 다리를 활용하면 6㎝ 높이의 계단을 올라갈 수 있다. 기존 로봇청소기들이 3㎝ 이하 장애물만 넘어갈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발전한 모델인 셈이다. 머리카락이 엉키지 않도록 하는 특수 브러시도 내장됐다. 다음 달부터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다.
일상을 함께하는 인공지능(AI) 로봇 반려견은 이미 세상에 나올 준비를 마쳤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기업 톰봇이 공개한 로봇 반려견 ‘제니’는 리트리버 강아지 인형 모양으로, 어린이나 치매 환자를 위해 만들어졌다. 사람이 만지면 실제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거나 짖기도 한다. 톰봇은 올해 제니를 출시할 예정으로, 이미 7000건 이상의 사전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이 빨래를 개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그대로 따라 하는 로봇도 소개됐다. 도요타는 미래 도시 ‘우븐 시티’를 소개하며 한 예로 빨래 개는 로봇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사람이 로봇 팔을 잡고 빨래를 개면 로봇이 이를 학습해 혼자서 티셔츠를 개는 식이다.
독일 기업 보쉬는 육아를 돕는 AI 스마트침대 ‘레볼(Revol)’을 전시했다. 아기침대에 달린 카메라 겸 센서는 아이의 심장박동과 호흡을 점검해 수면 상태를 살필 수 있다. 장난감이나 담요가 아이의 기도를 막고 있거나 울음이 감지되면 곧바로 신호를 보낸다. 아기침대를 자동으로 흔들어 주는 기능도 있다. 이 제품은 AI 분야에서 CES 혁신상을 받았다.
심희정 기자, 라스베이거스=백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