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장관 참사 책임 사의 표명… 조사위원장도 교체

입력 2025-01-07 18:31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항행안전시설 등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항공안전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박 장관은 또 공정한 조사를 위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위원장 등 국토부 관련 인사를 조사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이만한 사고가 났으니 주무부처 장관이 사표를 쓰고 물러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적절한 처신을 할 생각이며, 적절한 방법과 시기를 상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을) 관두고 나온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사태 수습 현황이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또 “조사의 공정성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있던 사조위 위원장은 오늘부로 사퇴 의사를 밝혔고, 상임위원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사조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사조위는 장만희 전 국토부 항공교통본부장이 위원장이고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상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셀프조사’ 비판이 제기됐다.

박 장관은 “한 점 의혹 없이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유가족 요구뿐 아니라 국토부 생각”이라며 “사조위 인적 구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사조위 독립성 보장을 위해 조직, 인적 구성 개편 방안 등을 포함한 법률 개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 장관은 항공안전 대책 마련도 약속했다. 그는 “민간 합동 점검팀을 구성해 항공안전관리 현황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해외 사례와 국제 기준을 철저히 분석해 시설과 제도 개선을 포함한 ‘항공안전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조위는 조사 내용 일부를 공개하고 참사 여객기가 사고 당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겪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 사고에서 조류 충돌 사실을 공식 확인한 건 처음이다. 이승열 사조위 조사단장은 “흙 속에 파묻힌 엔진을 파내는 과정에서 깃털이 일부 발견됐다. (엔진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내부 검사하면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쪽 엔진은 (조류 충돌로) 확실하게 보이는데, 양쪽 엔진에서 같이 일어났는지, 다른 엔진에서 덜 심하게 일어났는지는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이송한 비행자료기록장치(FDR)의 분석 작업에 관해선 “자료 인출은 사흘, 추출된 자료 기반의 분석은 최장 이틀이 걸린다. 다만 시간 동기화 작업을 거쳐 상황을 종합분석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