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에도 공감지능… 삼성, 홈AI의 일상 혁신… SK, 메모리 자신감

입력 2025-01-07 19:27
CES를 주관하는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같은 공간에 부스를 차린 LG전자는 인공지능(AI) 콘셉트 차량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를 구성했다. 삼성전자 제공, 라스베이거스=백재연 기자

일상 속에 인공지능(AI)이 녹아들면 삶은 어떻게 바뀔까. 아침에 눈을 뜬 라일리에게 AI가 “좋은 아침입니다”라며 인사를 건넨다. 스마트 매트리스가 잠에서 깬 라일리의 움직임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AI는 취침 시간과 수면의 질을 확인한 뒤 라일리에게 제안한다. “오늘 시험을 보는 날이네요. 편안한 옷을 입는 건 어때요?”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 620여평 규모로 조성한 LG전자 전시관에 들어서자 AI 기술로 바뀐 일상을 담은 AI 홈 영상이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영되고 있었다. AI는 침대에 앉아 있는 라일리에게 옷장에서 활동이 편한 옷을 골라 화면에 띄워줬다.

현장에는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다양한 콘셉트 제품이 가득했다. LG전자는 이를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다. AI가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제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일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공감지능을 차량에도 적용했다. 전시장 내에 설치된 비전 AI 콘셉트 차량에 탑승하자 카메라와 센서가 운전자의 시선과 표정을 읽고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측정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거나 한 손으로 통화를 시작하자 대시보드 아이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삼성전자 부스에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AI’ 전광판이 눈길을 끌었다.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일상과 업무를 대체하는 미래상이 축구장 절반 크기의 전시관에 펼쳐졌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세운 기술의 핵심 역시 AI였다. 주력으로 내세운 ‘홈 AI’에 연결된 가전은 각종 내장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사용자가 리모컨을 들거나 스위치를 눌러 전원을 켜고 끄는 동작 없이 TV와 전등이 제어됐다.

삼성전자도 가전과 스마트폰을 넘어 차량과 선박으로 AI 기술 적용을 확대했다. 전시관에 있는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9에는 차량용 스마트싱스를 탑재해 집 안의 가전을 일일이 제어할 수 있었다.

계열사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12단 시제품 양산에 성공한 SK그룹은 ‘풀스택 AI 메모리 솔루션’을 주제로 부스를 꾸몄다. 가로·세로 2m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21개를 넣은 ‘혁신의 문’을 지나 전시관에 입장하니 화려한 패널과 반도체 칩, 데이터센터, AI 기술을 담은 영상이 재생되며 ‘INNOVATIVE AI’라는 문구가 나왔다.

SK는 AI를 형상화한 대형 LED ‘지속가능한 나무’를 설치했다. SK텔레콤 제공

SK는 부스 한 쪽에 HBM3E 16단 제품 실물을 당당하게 공개했다. HBM 외에도 고용량·고성능 기업용 SSD(eSSD), 더블데이터레이트(DDR),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지능형 반도체(PIM) 등을 소개하며 AI 메모리반도체 공급자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글로벌 세일즈 영업담당(부사장)은 “이곳에 전시한 제품들이 궁극적으로는 AI 데이터센터에 모두 들어간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백재연 김지훈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