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 대행, 정쟁에 휘둘리지 말고 국정 운영 키 단단히 잡길

입력 2025-01-08 01:30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5년 첫 국무회의가 열린 가운데 최상목 권한대행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7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지금은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이라며 “국무위원 각자가 권한대행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진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오직 국민과 역사의 평가만 두려워하며 국가를 위해 제대로 판단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게 공직자 도리”라고 강조했다.

백번 맞는 얘기다. 계엄 선포와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소추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지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공직자들이 중심을 잡고 책임을 다해야 국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공직자들이 부당한 계엄 선포령을 따르지 말아야 했듯, 현 탄핵 정국에서도 정쟁에 휩쓸리지 말고 국민을 위해 옳은 선택을 해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정부마저 그때그때 정치권 요구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면 국정 표류는 물론, 탄핵 정국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다.

최 대행이 새해 정부 업무보고는 ‘위기 대응 총력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응당 그래야 할 것이다. 지금 대내적으로는 어려운 민생 경제와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개혁 과제 좌초 등의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 대외적으론 갈수록 고조되는 북한의 위협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세계질서 급변이란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어느 하나 위기가 아닌 게 없고,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쳐야 겨우 대처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사안들이다. 이런 때 위기 대응에 누수가 생기고, 대처할 타이밍을 놓치면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에 직면할지 모른다.

이런 위기 국면에선 여야 정치권도 정부를 적극 도와야 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이날 최 대행을 직무유기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았고,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등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 대행으로선 자칫 자신의 결정으로 국론 분열이 더 가중될 것을 우려했을 것이다. 야당이야 최 대행이 자신들 의중대로 움직여주기 바라겠지만, 그러다 보면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라 ‘민주당 권한대행’이 되고 그게 나라를 더욱 어지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은 고발이니 탄핵이니 하며 최 대행을 흔들 게 아니라 그가 국정을 차질 없이 운영하고 경제와 안보, 국가신인도 저하를 막는 일에 우선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먼저 나라가 살고 위기도 극복해야 정치도 할 수 있을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