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대유행에 교회학교 비상… “예방접종 꼭 하자”

입력 2025-01-08 03:02
독감 대유행으로 교회학교 사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6일 서울 성북구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과 보호자들. 연합뉴스

독감의 전국적 대유행으로 감염에 취약한 아이들이 출석하는 교회학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와 고위험군의 독감 예방접종 등 교회학교 아이들을 위한 선제적 예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교회 현장에선 독감이나 감기로 교회에 빠지는 교인의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해 첫 주일인 지난 5일 강원도 삼척의 한 교회 예배엔 교회학교 학생 중 8% 정도가 독감 때문에 결석했다. 이 교회 A부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실제 감기나 독감에 걸려 교회학교에 나오지 못했다”면서 “최근 독감 확산세 때문인지 장년 교인 중 80% 정도는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교회에 나온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역시 지난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다음세대 사역 담당인 B목사는 “매년 첫 주일 예배는 통상 출석률이 높은 편인데 지난 5일에는 학생 가운데 5% 정도가 독감으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 연동교회(김주용 목사)는 지난 5일 교회학교 학생과 장년 모두 10% 정도 교회에 나오지 못했다. 이달 중 진행하는 교회학교 겨울 신앙 프로그램 준비에도 감염병 예방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교회는 코로나19 때처럼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의 방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오는 11일부터 8주간 매주 토요일 ‘온세대 토요새벽기도회’를 진행하는 서울 서현교회(이상화 목사)도 기도회 참석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2~28일 국내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사환자(감염병 확진 이전 환자)는 73.9명으로 3주 전인 49주차(7.3명)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특히 13~18세에서 외래환자 1000명당 151.3명이 독감 환자로 집계됐다. 교회학교의 고민이 커지는 대목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열이 나고 기침하는 분들 10명 중 7명은 독감인 듯하다. 독감 대유행은 이달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초등학생까지는 국가에서 무료로 예방접종을 해주고 있는데 교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적극적으로 안내해 달라”며 “예배 중 일시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외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땐 비상약과 인근 의료기관 위치를 사전에 파악해 두라”고 조언했다.

이현성 장창일 김동규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