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사람 낚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달 TV조선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백석예술대 실용음악과 24학번 이재엽(20)씨를 7일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만났다. 이씨가 자신의 멘토로 꼽는 박삼섭 대전 복있는교회 목사도 함께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 같은 ‘케미’를 선보이며 음악과 신앙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각 대학을 대표하는 1700명의 젊은이가 경쟁을 벌인 대학가요제에서 이씨는 자작곡 ‘Boy’s Fishing(보이스피싱)’을 선보여 대상을 받았다. 결승전 생방송에서 특유의 음색과 감정 표현으로 관객과 심사위원을 사로잡았고 대국민 투표 몰표를 받아 초대 우승자로 등극했다.
“‘Boy’s Fishing’은 단순히 전화를 이용한 사기를 뜻하는 ‘보이스피싱’에서 착안했지만, 곡을 쓰다 보니 성경 속 ‘사람 낚는 어부’ 베드로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받은 사랑과 치유를 음악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이씨는 자신의 음악 여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그 뿌리는 교회였다. 그는 “부모님께서 신앙생활을 하지 않으셔서 박 목사님 집에 살다시피 하며 신앙을 키웠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재엽이는 교회에서 찬양하며 자라 신앙과 음악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친구”라며 “늘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꿈꾸며 사람을 낚는 어부 같은 가수가 되길 기도해 왔다”고 소개했다.
결승전 당시 긴장감 넘치는 순간도 생생히 전했다. 리허설에서 6번이나 실수를 했다는 이씨는 “무대에 서기 직전까지 가사를 외웠다”며 “막상 무대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공연이란 생각으로 임했더니 맘이 편안해졌다”고 회상했다. 박 목사는 “그날 교회 성도들이 월드컵 응원을 하듯 새벽까지 기도하며 재엽이를 응원했다”며 웃었다.
대상 수상 후 “은혜를 갚아가며 음악 하겠다. 속만 썩였던 어머니와 아버지 사랑하고 효도하며 살겠다”는 수상 소감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씨는 상금으로 받은 1억원 중 일부를 교회에 헌금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씨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김범수 선배처럼 실력과 영향력을 두루 갖춘 가수가 되고 싶다”며 “음악을 통해 하나님 이름을 세상에 당당히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하나님께서 재엽이를 귀히 쓰실 것”이라며 축복했다. “대학가요제를 통해 이제 출발했으니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하나님의 예술가가 되길 기도합니다.”
천안=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