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미사일은 일반적으로 마하 5(시속 612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가리키지만 엄밀히 따지면 속도만으로 이를 구분하긴 어렵다. 많은 미사일이 그만큼 빠른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미사일로 인정받으려면 3가지 조건을 갖춰야 하는데 속도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또 다른 특징은 비행 중 궤도를 자유롭게 변경해 기동할 수 있어야 하고, 지구 대기권 내의 낮은 고도로 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궤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으면 일정 궤도를 그리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추적·요격이 어렵고, 대기권 밖을 통과해 재돌입하는 게 아니라 대기권 내 낮은 고도로만 비행하면 탐지 자체가 어려워 방어 시스템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
현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한이 7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 어떤 조밀한 방어 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며 “누구도 대응할 수 없는 무기체계”라 했다. 앞서 북한은 2021년 9월 ‘화성-8형’이라는 이름으로 첫 번째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고 발표한 이후 여러 차례 추가 시험 발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 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2차 정점 고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이 한 차례 정점에 도달했을 뿐 이후 하강과 추가 상승을 통한 2차 정점은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우리도 개발 중이다. 2020년 8월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개발 계획을 공개했고, 2021년 12월에는 국방과학연구소가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체 ‘하이코어(Hycore)’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투기 장착용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은 조만간 시험 발사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승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