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어렵사리 보릿고개를 넘어온 한국 게임 산업이 올해엔 어깨를 펼 수 있을까. 하반기에는 상황이 개선되리라는 조심스런 전망이다.
게임 산업 같은 콘텐츠 분야는 필수 소비재가 아니기에 경기를 뒤따라가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보다 상황이 더 나빴다. 지난해 게임사들은 이와 같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게임사가 있는가 하면 사내 조직을 통째로 폐업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자본 잠식을 겪은 게임사들은 권고사직·조직 개편을 통해 고정비 슬림화를 단행했다. 연말과 연초 사이 지급하는 성과급도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고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로 금리 당시 확장했던 부가 사업들도 대부분 접는 분위기다. 뼈를 깎는 쇄신을 거치고 있는 게임사들은 올해 반등을 노리는 도전작을 준비하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당장 상반기도 전망이 밝지는 않다. 탄핵 정국에 무안 공항 사고가 겹치며 신작 마케팅 계획을 축소하거나 아예 출시일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군다나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의 3중고로 경기 회복이 더 늦어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하반기 시장 공략을 준비한다.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게임사들이 기지개를 켤 수 있을자 주목된다. 특히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늘어난 덕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이 환차익으로 연결될 여지도 있다.
올해는 ‘인조이’ ‘붉은사막’ ‘카잔’ 같이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는 굵직한 신작 라인업이 대거 시동 걸 채비를 하고 있다. 오랜 실적 부진은 올해 상반기에 마침표를 찍고, 하반기에는 반등의 물꼬를 트는 ‘상저하고’가 되리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